홈플러스가 갚아야 할 빚은 크게 세 덩어리다.
메리츠증권 등 여러 금융사에서 빌린 1조 3천억여 원.
가장 고액이지만 매장을 담보로 잡아 비교적 안전하다.
단기 운영비로 쓰려고 발행한 각종 회사채와 어음 등 5천9백억여 원.
개인 투자자가 6백여 명 섞인 점이 분쟁의 불씨다.
마지막으로 납품했거나 입점한 업체에 줄 미정산금.
매달 3천 5백억여 원꼴인데, 상당수가 소상공인이다.
이들 채무에 대한 상환 노력 없이 회생 절차를 기습 신청한 점이 대주주 MBK 책임론을 키워 왔다.
MBK 설립자 김병주 회장의 자산 평가액은 10조 원 대로, 삼성 이재용 회장과 1, 2위를 다툰다.
김 회장은 소상공인이 받을 돈부터 사재로 정산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우선 정산할 대상과 액수를 추려내면, 김 회장이 그만큼의 현금을 홈플러스에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회생 절차를 밟았던 여러 기업의 전례로 볼 때, 최대 주주의 사재 출연은 채권단과의 협상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MBK가 밝힌 우선 보상 방침은 납품·입점 업체에 한정된다.
홈플러스 관련 각종 채권을 산 개인 투자자 피해 논란은 더 불붙을 여지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