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쯤 부산 사직 구장의 하늘은 약간 검푸른 색을 띠고 있다.
2회 초 KIA의 1루 기회, 롯데 포수 정보근이 구위가 좋은 나균안에게 바깥쪽 높은 공을 유도한다.
나균안의 투구가 약간 빗나가 더 높은 쪽을 향했지만, 김태군이 퍼 올리듯 배트를 휘두른다.
배터리의 계산대로 높이 떠오른 김태군의 타구, 평범한 뜬공이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롯데 좌익수 전준우가 공의 위치를 놓쳐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리고 타구는 전준우 앞에 뚝 떨어지는 행운의 적시 2루타가 됐다.
그사이 최원준은 3루를 돌아 홈까지 밟아 롯데는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줬다.
전준우는 동료를 향해 "공이 안 보였다"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화 플로리얼 역시 잠실 하늘에 뜬 공을 착각해 황당한 주루 플레이를 했다.
문현빈의 평범한 파울 플라이 상황, 1루 주자였던 플로리얼은 2루로 뛰어가다 뒤늦게 귀루를 시도했지만, 실수를 되돌리기엔 늦은 뒤였다.
두산은 한꺼번에 아웃 카운트 2개를 수확했다.
이후 정신이 번쩍 든 플로리얼은 동점 2타점 3루타를 터뜨리며 실수를 만회하는 등 팀의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반면 천장이 있는 야구장 고척돔에선 총알 같은 홈런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주형은 마치 이정후를 떠올리게 하는 벼락같은 스윙으로 고척돔 오른쪽 담장을 순식간에 넘겨버렸다.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178.5km, 각도는 19.5도로 측정된 빨랫줄 홈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