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집무를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개·보수 작업이 완료된 후에는 ‘용산 시대’를 마감하고 청와대로 복귀할 방침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머물던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이용 여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임선서와 오찬을 한 뒤 오후에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대통령 집무실의 청와대 이전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내 유력 방송사에서 당선 시 대통령 집무실을 어디에 둘 것이냐는 질문에 “청와대가 제일 좋다”며 “아주 오래됐고, 상징성이 있고, 거기가 최적”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 대해 “도청이나 경계, 경호 문제 등 보안이 심각하다”며 “완전히 노출돼서 아파트 숲에 둘러싸여 있다.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정을 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종합청사 등 제3의 장소에 임시 집무실을 두지는 않고 당분간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국정 책임자의 불편함 또는 찝찝함 때문에 수백억, 수천억을 날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잠깐 (용산에서) 조심해서 쓰든지 하고 청와대를 최대한 빨리 보수해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측에선 청와대 개·보수에 3~4달 가량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머물던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이용에 대해서는 별도로 입장을 밝힌 바 없다. 다만 경호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이 대통령이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계속 출근하기는 어려워 대통령 부부의 첫 거처는 한남동 관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은 내부적으로 관저 이전 관련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거처를 옮기는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바로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경호 및 시설 정비 상황 등에 따라 다소 시일이 소요될 수도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 시스템에 대한 인수인계를 하지 않으면서 전임 정부 대통령실에 파견됐다가 원 부서로 복귀한 공무원들은 전원 복귀 시키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인선 브리핑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면서 “(다른 인선 관련) 기존의 대통령 시스템을 활용하고 조직 체계도를 바꾸려면 고려할 게 많아서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선과 관련해서 “원래 서명해서 결재를 해야하는데 결재 시스템이 없다. 손으로 써서 지장을 찍어야 할지, 인장도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전 정부에서) 직업공무원들을 복귀시킨 모양인데 곧바로 원대복귀를 명령해 전원 복귀하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을 시작하면서도 “용산 사무실에 들어왔는데 무덤 같다”며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아무도 없고 필기도구를 제공할 사람도 없다. 황당무계하다”면서 “그래도 준비된 게 있어서 인선 발표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