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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시내에 주방위군 300명 배치...주지사 요청없이 '트럼프'가 군 동원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6-09 11:59:58
  • 수정 2025-06-09 13: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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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LA) 대규모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을 명령한 주방위군 300명이 현장에 배치됐다. 이번 시위는 당국의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에 반발하며 시작됐다. 연방 정부 명령으로 시위 진압에 주방위군이 동원된 건 1992년 ‘LA 폭동’ 이후 처음이다.

AP통신과 CNN 방송은 8일(현지시간) 오전 LA 주요 지역 3곳에 주방위군 총 300명이 배치돼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오늘 투입된 주방위군은 이런 유형의 군중 상황 대응을 위해 특별히 훈련받은 병력”이라고 밝혔다.

놈 장관은 주방위군 병력이 “(불법이민자 단속) 작전 수행을 위한 안전을 제공하고, 평화로운 시위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활동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는 “2020년 일어난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놈 장관이 언급한 ‘2020년 일’은 ‘흑인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를 말한다. 2020년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사건이 알려지자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수개월간 이어졌다.

놈 장관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돼 구금된 불법 이민자들이 구금시설에서 기본적인 물과 식량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시위대 주장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면서 “폭력이 발생했을 때 그 시설에서 사람들을 출입시키는 것은 극도로 어려웠다”고만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댄 본지노 부국장은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LA와 뉴욕에서 이미 다수의 체포가 이뤄졌다”며 “(시위대가) 폭력을 선택하면 좋지 않게 끝날 것이니 현명하게 선택하라”고 경고했다.

LA에서 대규모 시위는 이달 6일 ICE와 FBI 등이 다운타운의 의류 도매시장과 홈디포 매장을 급습해 이들 지역에서 일하는 불법이민자 44명을 체포·구금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ICE의 단속 현장을 비롯해 불법이민자들이 구금된 연방 구금센터 주변과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패러마운트 지역 등에서 당국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달아 벌어졌다.

시위는 이날 오전 사흘째 이어졌다. 이날 오전엔 LA시 남쪽 콤프턴 지역에서 소규모 시위대와 당국 요원들의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시위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연방정부가 개입해 문제를, 즉 폭동과 약탈자들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2000명을 LA에 투입하는 내용의 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대통령이 시위 진압을 위해 주방위군을 연방 정부 명령으로 동원한 사례는 1992년 흑인 인종차별 문제로 촉발된 LA 폭동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라고 CNN은 전했다. 미 대통령이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동원한 것은 1965년 린드 존슨 대통령이 민권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앨라배마에 군대를 보낸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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