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란과 협상이냐, 핵시설 폭격이냐…트럼프의 선택 초읽기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6-17 20:44:27

기사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정책이 이란과 이스라엘의 교전으로 큰 분수령을 맞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동참할 것인지, 이란과의 핵 협상 테이블에 앉아 외교로 분쟁의 실마리를 풀지를 선택해야 한다. 문제는 어떤 선택도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각) ‘트럼프의 이란 선택지, 마지막 외교냐 벙커버스터 폭탄이냐’라는 제목의 기사로 트럼프가 이란과 핵 협상 담판을 벌일지 혹은 이스라엘을 도와서 이란의 포르도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대형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할지, 선택에 몰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 개발 저지를 명분으로 폭격을 하고 있으나 산속 지하 약 80m에 위치한 포르도 핵시설은 거의 타격을 입지 않았다. 이란 핵시설 핵심으로 꼽히는 이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는 미군만이 보유한 벙커버스터 GBU-57이 유일한 것으로 꼽힌다. GBU-57은 조지 더블유(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4년 이란과 북한이 산속에 숨긴 핵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개발된 폭탄이다. 무게 3만파운드(약 13.6t)에 이르는 이 폭탄을 실을 수 있는 폭격기도 미군이 보유한 B-2가 유일하다. 


이란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하기 위해서는 같은 장소에 여러번 이 폭탄을 떨어뜨려야 한다. 전폭기 조종과 투하도 모두 미군이 할 수밖에 없고, 이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미국이 직접 가담함을 의미한다. 다른 언론들도 이스라엘이 개전 초기부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벙커버스터 폭탄 투하를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거절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직접 가담한다면 이란은 중동 지역 미국 관련 시설에 대한 공격, 더 나아가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세계 석유 물동량의 6분의 1, 가스의 3분의 1이 오가는 길목이 막히는 것이다.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지 않겠다는 트럼프가 이런 선택을 한다면 스스로 공언해온 대외 정책의 파산을 의미한다.

트럼프는 그동안 이스라엘의 공격을 두둔하며 이란에 협상을 압박해왔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이란과의 협상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트럼프는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을 떠나기 전에도 “그들은 타협을 원한다. 내가 여기를 떠나자마자 우리는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말해, 협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타결을 중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중동으로 갈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얘기하고 있다. (…) 직접 대화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것이다”라고 답해, 대화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실제 이번주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의 만남을 놓고 백악관과 이란이 논의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액시오스는 이날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핵 합의 및 이스라엘-이란 전쟁의 종식과 관련된 외교적 제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도 미국과의 협상 용의를 전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전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참전하지 않고,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미국 쪽에 통보했다고 한다.

양국 간 협상이 시작돼도 이란의 우라늄 농축 문제는 여전하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 수 없다는 트럼프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있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우리는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어떠한 협정에도 준비됐다”면서도 “이란에 핵 권리를 빼앗는” 어떠한 거래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협상이 시작되면 미국은 트럼프가 파기한 이란과의 국제 핵 협정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과 비슷한 합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는 벙커버스터로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할지, 이란과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지 기로에 섰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벙커버스터 폭탄 사용의 결정을 내리기에는 아직 ‘마지막 외교 기회’가 남아 있고, 트럼프가 이를 걷어찬다면 그의 대외 정책도 길을 잃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올해 GTX-A 사실상 모든 구간 개통...운정신도시에서 서울 수서역까지 약 30분 소요 예상 [뉴스21 통신=추현욱 ] 경기도가 교통망 확충을 본격화한다. 특히  오는 6월에는 최고 180km/h 속력으로 GTX-A를 타고 파주 운정중앙역에서 수서, 성남, 용인, 화성 동탄역까지 한 번에 갈 수 있게 된다.현재 파주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21분 소요된다. 고양 킨텍스역에서 서울역까지는 16분 걸린다. 접근성이 편리해 지면서  지난해는 M...
  2. 2026학년도 중학교 신입생 배정 기준 번호 공개 추첨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광역시교육청울산 강북 · 강남교육지원청(교육장 한성기, 임채덕)은 2일 관내 초등학교 졸업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2026학년도 중학교 배정프로그램 기준 번호를 공개 추첨했다.  이번 추첨식은 강북교육지원청 대회의실과 강남교육지원청 대청마루에서 각각 진행됐다. 배정 과정의 공정성...
  3. ‘시총 800兆’ 세계 17위 삼성전자… [뉴스21 통신=추현욱 ]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800조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시가총액 17위를 차지했다. 주가가 연일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쓰면서 미국 빅테크 오라클 시총도 제쳤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올해 삼성전자 목표가를 최대 주당 20만원까지 열어뒀다. 삼성전자 주가가 15만5000원 수준이 되면 시총 1000조원도 돌파하게 된다.4일 컴퍼니즈.
  4. 3선 제한·연임 도전·후보군 압축… 충주·제천·단양, 2026 지방선거 판도 윤곽 2026년 6월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충북 북부권인 충주·제천·단양 지역 자치단체장 선거 구도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지역별로 무주공산, 현직 연임 도전, 후보군 압축이라는 상반된 상황이 전개되면서 예선 단계부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충주시장 선거는 3선 연임 제한으로 현직 시장이 출마하...
  5. 트럼프 대통령, "베네수엘라 공격 성공…마두로 부부 체포해 국외 이송" [뉴스21 통신=추현욱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은 체포돼 국외로 이송됐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곳곳에서 진행...
  6. 원광대학교병원, 2024년(7차) 병원 표준화 사망비 적정성 평가 결과 A그룹 원광대학교병원(병원장 서일영)은 지난 12월 31일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 7차 병원 표준화 사망비 적정성 평가에서 A그룹, 즉 병원 표준화 사망비가 낮은 기관 그룹에 포함된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병원 표준화 사망비 적정성 평가는, 동일 상병군을 치료하는 종합병원 이상의 전국 의료기관 사망률을 비교하는 지표로 병원 진료..
  7. 한국인 관광객, 무비자로 일본 90일, 베트남에 45일, 필리핀에 30일간 체류 가능..."제주도보다 낫다" 해외여행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오사카나 베트남 다낭이 ‘경기도 오사카시’, ‘경기도 다낭시’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한국인이 워낙 많아 마치 국내 여행을 온 것 같다는 의미다. 오사카성 전경.3일 일본정부관광국(JNTO)과 법무성 출입국 통계 등에 따르면 2024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3687만명 가운데 한국인이 23.9%(882만명)로 1...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