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여름, 한국 고고학계가 흥분에 휩싸인다.
도굴당하지 않은 백제 25대 무령왕의 묘.
수천 점의 유물까지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무령왕릉 북동쪽의 무덤 4기는 도굴로 훼손돼, 100년 가까이 이름 없는 무덤으로 남아있었다.
이 중 2호분이 98년 만에 주인을 찾았다.
결정적 단서는 재조사 과정에서 나온 어금니 2점.
백제 21대 개로왕의 직계 후손 중 유일한 10대였던 23대 삼근왕이다.
무령왕의 사촌이자, 즉위 2년 만인 15살에 살해당한 비운의 왕이다.
이를 토대로 바로 옆 1호분도 직계 왕족의 무덤으로 추정했다.
함께 발견된 유리옥에서는 태국산 납 성분이 검출됐다.
천도 후 불안정한 정치 상황에도 동남아시아까지 교역망이 작동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