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민철 기자] 한국전력(KEPCO)이 전력산업의 공정거래 문화 확산을 위해 100여개 협력사와 함께 '청렴 실천 공동 선언'을 채택한 날, 한전아트센터 1층 로비에서는 한 협력사의 침묵 시위가 벌어져 KEPCO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KEPCO는 6월 26일 오후2시 서울 서초동 한전 아트센터 양지홀에서, 김동철 사장을 비롯한 본사 및 지역본부 계약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중소 협력사들과 '청렴 실천 및 공정계약 이행 공동 선언'을 선포하고 조달 분야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투명한 전력산업 생태계 구축을 다짐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부원공업(주), ㈜케이피 일렉트릭, 가보 주식회사 등 모범적인 상생협력을 보여 온 우수 협력사 세 곳에 감사패를 수여하기도 했습니다.
'청렴 선언'과 엇갈린 '부정행위' 주장
그러나 KEPCO의 이러한 청렴 선언식이 진행되던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한 시간 동안, 전라남도 나주에 있는 한 협력사 직원 20여 명이 한전아트센터 로비에 모여 침묵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한전은 공인시험기관의 적합 판정 성적서를 부적합으로 처리하여 입찰 자격을 박탈한 배전기획처 직원을 해고하라", "한전은 부적격 성적서를 적격 성적서로 바꿔치기 시도한 품질기획처 불법행위 담당자를 처벌하라"는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KEPCO 내부의 불공정 행위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KEPCO가 공인된 시험 결과조차 인정하지 않고 특정 기업의 입찰 자격을 박탈했으며, 심지어 부적격한 시험 성적서를 조작하려 시도했다는 것으로, KEPCO가 당일 천명한 '공정거래'와 '투명성'이라는 가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입니다.
이번 시위는 KEPCO가 표방하는 '청렴 문화'가 내부적으로 얼마나 실천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협력사와의 신뢰 관계에 균열이 생길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참고: 유튜브 보도24TV '한전의 독선과 오만은 어디까지인가')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의 과제
김동철 사장은 이날 선언식에서 "청렴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핵심 가치임과 동시에 진정한 동반성장의 근간"이라며, "실력 있는 중소기업이 당당히 경쟁하는 건강한 전력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벌어진 협력사의 시위는 KEPCO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선언을 넘어, 내부 시스템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협력사들이 제기하는 구체적인 불공정 행위 의혹에 대해 명확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겨주었습니다.
이번 시위를 계기로 KEPCO가 협력사와의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의미의 공정하고 청렴한 시장 질서 확산에 어떻게 나설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KEPCO는 이번 시위와 관련하여 어떠한 입장을 밝힐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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