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인권단체 2곳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상대로 대량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서방 동맹에는 이를 저지할 책무가 있다고 진단했다.
인권단체 비첼람과 이스라엘 인권의사회(PHR)는 현지시각 28일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회를 파괴하기 위해 조직적이고, 고의적인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비첼람의 율리 노박 사무총장은 “가자 주민들은 그들의 인간성과 권리를 완전히 박탈당한 채 터전에서 내쫓기고, 폭격받고 굶어 죽고 있다”며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한 집단을 말살하기 위한 민간인들을 상대로 한 명백하고 고의적인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인권의사회는 “이스라엘은 계산적이고 조직적인 방식으로 가자지구의 보건 인프라를 파괴했다”며 가자지구의 보건 시스템에 가해지고 있는 피해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 단체는 이스라엘이 자행하고 있는 이러한 집단학살은 이스라엘의 서방 동맹들의 묵인 아래 자행되고 있다면서 서방 국가들이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극에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박 사무총장은 “서방의 지지 없이는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를 멈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지 않는 지도자는 (가자)참상에 한 몫을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샬레브 사무총장 역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벌이고 있는 집단학살을 중단시키기 위해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법적, 도덕적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기자회견은 이스라엘 사회의 유력 단체들로부터 나온 자국의 ‘대량학살’ 혐의에 대한 첫 공개적 비판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응징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시작한 가자전쟁이 약 3년을 채워가면서 가자지구가 초토화되다시피 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이 겪는 피해가 극에 달하자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