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문맥과 목소리 등을 분석해 보이스피싱(전화 금융사기)을 차단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국내 최초로 출시됐다.
KT는 국내 최초로 범죄자의 실제 음성과 ‘딥보이스’(AI로 변조·복제 된 음성) 탐지 기능을 통합한 실시간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 2.0’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실제 보이스피싱 통화데이터로 사기 여부를 1차 탐지한 뒤, 의심 징후가 감지되면 음성인식 기술로 목소리를 대조해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가짜 목소리인지 여부를 판별하는 게 핵심 기능이다.
통신사와 관계없이 ‘후후(whowho)’ 앱을 설치하면 삼성전자 갤럭시 S23 시리즈 이상 단말기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사용 가능 단말기는 추후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금융위원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6개 관계 부처는 지난해 6월부터 업무 협약을 맺고 AI 기반 보이스피싱 예방 기술 개발을 지원해 왔다.
당시 협약에 따라 국과수가 보유한 실제 보이스피싱 통화 음성을 익명 텍스트로 전환해,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인공지능 기술로 통화 문맥을 분석하는 AI 모델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어 지난해 10월 과기정통부의 ICT 규제 유예제도를 통해 KT의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가 실증 특례로 지정됐으며, 이후 개인정보위가 KT와 국과수와 함께 서비스 구현 과정을 검토하면서 정식 서비스 출시가 가능해졌다.
국과수가 보유한 보이스피싱 통화데이터에서 사기꾼으로 의심되는 사람의 음성 원본을 추출한 뒤, KT가 이를 단말기에 탑재해 수상한 전화가 걸려 오면 통화 상대방 음성과 대조하는 방식이다.
KT는 지난 1월 문맥 분석 기반 탐지 서비스를 먼저 선보인 뒤 지금까지 약 710억 원의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효과를 거뒀다고 추산했다.
지금까지 1,460만 건의 통화 트래픽을 분석해 91.6%의 정확도로 보이스 피싱 시도를 가려냈는데, 화자 인식 기술까지 추가되면 정확도가 크게 오를 거라고 KT는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보이스 피싱 건수는 2만 8백여 건으로, 피해액은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어난 8천545억 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