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실 내부에서 불거졌던 이른바 ‘한남동 7인방’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대통령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건희 여사가 참모들과 개인 휴대전화를 통해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비선 개입 논란은 한층 짙어지고 있다.
2023년 8월 한 달 동안의 통화 기록에 따르면, 김 여사는 대통령실 주요 참모들과 빈번히 연락했다. 가장 통화 횟수가 많았던 인물은 강훈 당시 국정홍보비서관으로, 11차례에 걸쳐 약 1시간 가까이 통화했고 대부분은 김 여사가 먼저 전화를 건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조 당시 연설기록비서관과는 10차례 통화했는데, 통화 시간은 2시간 30분에 달했다. 과거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행사 도슨트로 활동한 경력도 있어, 개인적 친분이 의혹을 더한다. 이 밖에도 황종호 전 행정관과 9차례, 이기정 당시 홍보기획비서관과 4차례, 최재혁 당시 KTV 방송기획관과도 연락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처럼 대통령 영부인의 공식 역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참모들과 잦은 통화를 주고받은 정황은, 단순한 친분을 넘어선 ‘김건희 라인’ 개입 의혹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이른바 ‘김건희 라인’을 공개 저격하며 존재 자체가 국정 신뢰를 해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적 지위가 없는 사람이 국정에 개입하는 라인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실이 오직 대통령의 라인만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