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불법 원정도박에 쓰일 판돈을 마련하기 위해 거액의 외화를 밀반출한 환치기 조직이 세관에 적발됐다.
서울본부세관은 2022년부터 3년간 총 1,370억 원 상당의 달러를 해외로 불법 반출한 환치기 일당 10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일당은 불법 환전을 원하는 국내 의뢰인이 원화를 송금하면 필리핀 현지 공범이 동시 환전해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국내에 쌓인 자금을 해외로 옮기기 위해 여행용 가방에 달러를 숨겨 반복 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한 번에 약 20만 달러씩 쪼개서 들여보내는 수법을 사용했으며, 총 500여 차례 출국을 반복했다. 달러 뭉치를 소액으로 분산해 X-ray 검색을 피하는 등 정교한 방식으로 은닉했지만, 결국 세관 단속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본부세관은 환치기 자금을 주로 필리핀 불법 원정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정황을 확인했으며, 이를 이용한 수백 명의 환전 이용자 가운데 일부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