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통상 문제나 안보 문제 등등을 놓고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기에 가치, 체제, 이념에서 비슷한 입장을 가진 한국과 일본이 어느 때보다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과 한국의 관계 발전은 양국관계 뿐 아니라 이 지역 전체의 이익이 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6시 일본 도쿄 이시바 총리 관저에서 진행된 한-일 정상회담 확대회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일 관계를 “앞마당을 함께 쓰는 이웃”으로 묘사한 이 대통령은 “서로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있고 협력할 분야도 참으로 많지만 한편으로 너무 가깝다 보니 불필요한 갈등도 가끔씩 발생한다”며 “서로 좋은 면은 존중하고 불필요한 것들은 교정하고 필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이웃 국가들간의 가장 바람직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를 지향한다’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 원칙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에게 “두 번째 뵙다 보니 아주 가까운 친구처럼 여겨진다”며 “총리께서 지방 균형발전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걸로 아는데 다음 셔틀외교의 일환으로 한국에 방문하면 서울이 아니라 대한민국 지방에서 뵀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도 우호적 인사로 이 대통령을 맞았다. 그는 “평화와 안정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실현되지 않는 것”이라며 “국제시대가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는 가운데 더더욱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한국 대통령이 취임 후 일본을 (양자 회담지로) 처음 방문한 것은 국교 정상화 60년 됐습니다만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며 양 정상의 소통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한-일 정상회담에 배석하지 않고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방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에 대해 “7월29일 일본 외무대신을 만났다”며 “일한 정부 간 소통이 이렇게 매우 긴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오늘날 전략적 이해관계 아래 이 대통령이 일본을 이렇게 처음 방문해준 것이 든든하다”며 “앞으로의 셔틀외교를 실천할 수 있길 바라고 이번 방일을 시작으로 이런 관계를 더 발전시켜 나가길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비공개로 전환된 확대회담 이후 ‘공동 언론 발표’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