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철밥통’으로 불리며 청년층의 최고 선호 직업군이었던 공무원의 인기가 빠르게 시들고 있다. 4년 만에 공무원 시험 준비생 수가 절반 이하로 줄며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20∼34세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7·9급 등 일반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은 12만9천 명으로, 지난해보다 3만 명 감소했다. 2021년 정점(31만3천 명)에서 불과 4년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고시·전문직(8만1천 명)과 교원 임용, 공기업 준비생 역시 줄었으며, 모두 2017년 집계 시작 이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반면 민간 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은 늘어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일반기업체 준비생은 23만 명으로 전년 대비 4만1천 명 증가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공무원 선호도 하락 배경으로는 낮은 보수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인사혁신처 설문조사에서 공무원 2만7천 명 중 88.3%가 “민간에 비해 낮은 보수”를 이유로 들었으며, 악성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39.8%), 수직적 조직문화(15.9%)도 청년들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코로나 기간(2021~2023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0∼1%대에 머물러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실질 임금 하락도 체감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공무원 보수를 3.0% 인상했고, 내년도 예산안에도 보수 인상안을 담을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직업 선택이 ‘안정성’에서 ‘처우와 성장 가능성’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며 공직 매력 회복을 위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