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원청 리스크’ 확산…노란봉투법에 대기업株 줄줄이 하락
  • 김만석
  • 등록 2025-08-27 10:32:49

기사수정
  • 사용자 범위 두고 노사 갈등 불가피…조선·자동차 업종 타격 전망


▲ 사진=KBS뉴스영상캡쳐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하청노조들이 대기업 원청을 향해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정부는 법 시행 전까지 세부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사용자 범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제철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진짜 사장은 현대제철”이라며 교섭 참여를 촉구했다. 네이버 산하 6개 자회사 노조도 임단협 결렬 책임을 원청에 묻겠다며 집회를 예고했다. 삼성전자 협력사, 조선·택배·유통업계 하청노조들까지 교섭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노란봉투법의 가장 큰 쟁점은 ‘사용자 범위’다. 원청이 하청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해야 법 적용이 가능한데, 통과된 법에서는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노동계는 “법 해석을 축소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제계는 “원청 책임 범위를 좁히는 기준이 필요하다”며 대립하고 있다. 박은정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실질적 지배력의 범위를 명확히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 시행은 6개월 뒤지만 현장 갈등은 이미 시작됐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법 통과 직후 한화오션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과거 제기된 470억 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 취하도 요구했다. 노란봉투법이 과거 발생한 손해에도 소급 적용되는 만큼, 기존 소송 종료를 압박하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협력업체가 돌아가며 파업할 경우 산업 동력이 흔들릴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증시에도 파장이 미쳤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등 조선주가 일제히 2~6%대 약세를 기록했다. 한·미 정상회담의 ‘조선업 수혜주’로 기대를 모았던 흐름이 꺾인 것이다. 현대차·기아도 각각 1%대 하락했고, 삼성전자 역시 1.4% 내렸다. 증권가는 “노란봉투법이 원청 책임을 확대해 노사 구조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6개월 유예기간 동안 노사 의견을 수렴해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 기준과 노동쟁의 범위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노동계와 재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만큼, 법 시행 전까지 상당한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르포>어둠의 시대, 동네에서 발견한 '참된 교회' [뉴스21 통신=홍판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는 여전히 냉소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회다운 교회'를 찾기 어렵다는 말도 흔하다. 그러나 기자가 살고 있는 의왕시에서,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지역을 밝히는 공동체를 만났다.예배당 없이 학교 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리는 의왕우리교회(담임목사 온기섭)가 바로 그곳이다. 의왕우리.
  2. 공무원 사칭 사기 기승… 제천·단양서 연이어 발생 “각별한 주의 필요” 최근 충북 지역에서 공무원 사칭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영업자와 납품업체들의 주위가 요구되고 있다.최근에는 제천시에 이어 단양군에서도 군청 재무과로 속인 전화금융사기가 실제로 시도됐다.단양군의 한 환경업체 직원 A 씨는 지난 12일, 모르는 번호로부터 부재중 전화를 받은 뒤 다시 연락했다. 상대방은 자신을 “재무과 직...
  3.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ㅂㄴ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반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는 11월 12일(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반구1동의 대표 명소와 전통시장을 체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인애어린이집, 파랑새생태유치원, 햇살지역아동센터, 나토얀태권도...
  4. 제천시, 지방도 포장공사, 공사 후에도 ‘비포장 수준’…부실시공 논란 충북 제천시 명지동 245-5번지, 662-5번지 일원 지방도 5호선 합류로 구간이 최근 진행된 포장 공사 후에도 도로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한 상태를 보이며 운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취재진이 확인한 현장 사진에서는 포장 장비와 덤프트럭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공사가 끝난 구간은 새로 포장된 도로라고 보기 어려울 정...
  5. 이재명 대통령, “국가 전체 위한 피해 입은 경기 북부, 문제 신속 처리하겠다” [뉴스21 통신=추현욱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북부에 집중된 미군 반환 공여지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해당 지자체들은 숙원 사업이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일부는 더 파격적인 지원책이 제시되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이 대대통령은 지난 14일 경기 파주시에서 ‘경기 북부의 마음을 듣..
  6. 파주시 단수 이틀여만에 해소…16일 오전 전역 수돗물 공급 재개 파주시청 전경. 파주시 제공지난 14일 시작된 파주지역 단수가 이틀여가 지난 16일 오전 정상화됐다.파주시는 광역상수도관 누수 사고로 교하동, 운정동, 야당동, 상지석동, 금촌동, 조리읍 등지에서 이어졌던 대규모 단수가 16일 오전 11시를 기해 모두 해소됐다고 밝혔다.시는 관로 압력 변화로 일부 지역에서 일시적 탁수 현상이 발생할 가..
  7. ‘참좋은세상 무료급식소’에서 따뜻한 마음이 담긴 11월 배식봉사 활동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울산서부라이온스울산서부라이온스클럽은 11월 13일(목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남구 봉월로38번길 15에 위치한 ‘참좋은세상 무료급식소’에서 따뜻한 마음이 담긴 11월 배식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봉사에는 김두경 회장님을 비롯해 정상훈 3부회장님, 고문님, 자문님, 그리고 여.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