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일) 열린 제22대 국회 정기국회 개회식은 그 자체로 기록적인 행사였다. 22대 국회 임기 시작 96일 만에 열린 이번 개회식은 역대 최장 지연 개원식으로 남게 됐다. 게다가 이재명 대통령은 개회식에 불참했는데,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어 예고대로 이어진 결정으로,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첫 사례가 됐다.
여야 의원들의 복장은 정국을 상징하듯 극명히 갈렸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에 따라 형형색색의 한복 차림으로 참석해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일부 의원은 갓과 부채를 들고 등장하며 “전통과 문화로 통합의 정치를 열자”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한복을 입고 동참했다.
반대로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 정장에 ‘근조 의회 민주주의’ 리본을 달고 상복 차림으로 입장했다. 최근 자당이 추천한 인권위원 선출안 부결과 ‘방송 3법’, 노란봉투법 처리 등에 항의하는 차원이었다. 국민의힘은 이번 정기국회를 “민주주의의 장례식”으로 규정하며 무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우원식 의장은 보랏빛이 감도는 한복을 입고 개회사에 나서 “한복을 세계에 알리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으나,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박수로 호응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개회식을 두고, 단순한 의전 절차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의복’이라는 상징을 통해 갈라선 정치적 대립 구도의 압축판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가 전통과 축제, 민주주의 애도라는 상반된 메시지를 본회의장에 동시에 드러내며 향후 국정 운영도 험로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