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21통신=정치] 홍 판곤 기자= 제22대 국회 개원식이 국민을 위한 의정 시작이 아니라, 전통을 빌미로 한 정치인들의 ‘자기과시 무대’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저마다 고급 개량 한복을 차려입고 등원했고, 야당 국민의힘 의원들은 ‘조문 정치’를 상징하듯 상복 차림으로 맞섰다. 이 와중에 한 여당 중진 의원이 자랑스럽게 들어 올린 ‘무적(無敵)’ 부채는 오만한 권력 의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상징으로 논란을 키웠다.
해당 부채에는 ‘어진 사람에게 적이 없다’는 인자무적의 인자는 작은 글자로 표현했고, ‘무적’이라는 두 글자가 눈에 띄게 강조되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이는 마치 현재 3분의 2를 육박하는 의석을 바탕으로 입법·정치 전반을 독점하고 있는 무적함대 여당의 절대 권력을 자축하듯 보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민을 위한 의정 활동보다는 권력 과시에 취한 여당의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권력은 국민의 뜻에 따라 위임받은 것일 뿐, 자랑하거나 과시할 대상이 아니다”라며 “겉으로는 전통을 말하지만, 속으로는 오만과 독주로 일관하는 모습에 국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더욱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후, 정부가 국민에게 어떤 국익을 안겨줬는지는 설명조차 없이, 6850억 달러(한화 약 956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상납성 지출 계획만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국민 1인당 부담액은 약 1,912만 원에 이르며, 이는 일본의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차관, 투자, 구매, 심지어 땅까지 넘기며 국가의 체면은커녕 국민의 생계에 칼날을 들이댄 셈이다.
지금 정치권에 필요한 건 색색의 한복이 아니라, 진정한 ‘민심의 옷’을 입는 일이다.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은 반드시 끝이 있다. 권력자들은 ‘하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교훈을 잊지 말고, 진정으로 공복(公僕)답게 국민 앞에 무릎 꿇는 겸손함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