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을 상대로 강경한 투쟁 기조를 예고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전날 정기국회 개원식 한복 요청에 상복으로 응답하며 투쟁 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 특검의 야당 압수수색 수사에 불만을 직접 전달한 것이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 의장실을 찾아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해 자택과 지역사무실, 의원회관은 물론 원내대표실까지 압수수색한 것은 수사의 필요성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과도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특검이 출범한 지 시간이 꽤 흘렀고 이미 충분한 수사가 이뤄졌을 텐데, 정기국회 개막과 동시에 이런 압수수색이 이뤄진 건 결국 야당을 일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우리 당은 임의제출 방식으로 협조할 수 있다고 요청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의장께서도 무리한 입법 추진에 대해서는 중심을 잡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우 의장은 “야당일 때도, 여당일 때도 원칙은 같다. 수사를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 수사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협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여야 대치가 격화돼 국민들이 좋지 않게 보고 있다”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중심에 놓고 국정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방은 당초 오전 10시에 예정됐으나,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의장실에 항의 방문하면서 30여 분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긴장된 분위기도 연출됐다.
장 대표는 처음 인사 자리에서는 미소를 보였지만, 이후 약 15분간 모두발언에서 굳은 표정으로 당의 입장을 전했다. 우 의장이 “국민의 삶”을 언급할 때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