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12일 고려시대 불화 「고려 오백나한도」, 조선 전기 불상 「세종 비암사 소조아미타여래좌상」, 고려 문인 한수의 시집 「유항선생시집」, 근대 해시계 「휴대용 앙부일구」를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고려 오백나한도」는 13세기 몽골 침입기 국난 극복을 기원하며 일괄 제작된 500폭 중 한 폭으로, 석가모니 제자 원상주존자를 그린 작품이다. 화면 속 인물의 강인한 표정과 생동감 넘치는 필치, 제작 연대와 발원자·시주자 등이 기록된 화기를 통해 역사적·미술사적 가치가 높다.
「세종 비암사 소조아미타여래좌상」은 16세기 중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조불상으로, 나무 뼈대 위에 흙을 덧입히는 독특한 제작 기법이 확인됐다. 희소성이 높은 조선 전기 불상으로, 조각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유항선생시집」은 고려 말 문인 한수(1333~1384)의 시를 모은 책으로, 권근의 서문과 이색의 묘지명, 우왕의 교서까지 포함돼 있다. 1400년 전라도 금산에서 목판으로 간행된 초간본으로, 개인 문집 간행의 과도기적 양식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휴대용 앙부일구」는 1908년 제작된 근대 해시계로, 반구형 판면과 영침, 나침반이 결합된 정밀한 구조를 갖췄다. 제작자와 연대가 명확히 새겨져 있어 과학사 연구에서도 가치가 높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지정 예고안에 대해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 문화유산의 숨은 가치를 재조명하고 합리적인 지정제도 정착을 위해 적극 행정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