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중대재해 기업, 이제 은행 돈 빌리기 힘들어진다
  • 장은숙
  • 등록 2025-09-17 11:28:34

기사수정
  • 정부, ‘노동안전 종합대책’ 발표…금융 전 부문 규율 강화
  • 신용평가·보험료·공시 의무까지 ‘중대재해’ 이력 반영

정부가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사고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 금융 규율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은행 대출심사, 보증, 보험료 산정 등 금융 전 부문에서 ‘중대재해 이력’이 불이익 요인으로 반영된다.


정부는 지난 15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여신시장·자본시장 평가 반영 등 금융권 과제가 포함됐다. 금융 전반에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율 강화와 함께, 중대재해 예방 기업에는 우대조치를 병행하는 양방향 대응 방안이 추진된다.


우선 은행 대출심사에 ‘중대재해 이력’이 반영된다. 현재 은행은 정량·정성 요소와 재무·비재무 정보를 감안해 신용을 평가하고 있지만, 영업현장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를 신용평가 항목에 반영하지는 않았다. 앞으로는 이를 명시적으로 포함해 등급 조정에 활용하도록 했다. 중대재해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면 신용평가 항목 중 영업·경영위험의 배점을 상향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한도성 대출 약정 요건도 확대된다. 현재는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사 개시나 법적 분쟁 발생 등만 해당됐으나, 앞으로는 중대재해도 요건에 포함된다. 다만 이미 실행된 일반 대출의 회수까지는 적용하지 않는다.


중대재해 이력은 주택금융공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심사에도 반영된다. 기존에는 부실시공·안전사고 우려가 높으면 기업 평가점수에서 일률적으로 감점했지만, 앞으로는 위법 행위 수준에 따라 차등 패널티를 적용한다. 최대 보증 제한이나 가산 보증료율 부과까지 가능해진다. 반대로 안전관리 우수기업에는 우대 보증료율이 확대된다.


보험료 산정에도 변화가 따른다. 3년 이내 사고 발생 여부와 동일 유형 사고 반복 여부 등이 보험료 할인·할증 요소로 반영된다. 산재예방 우수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은 보험료가 할인된다.


정책금융기관도 안전투자 기업을 위한 우대 금융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산업은행은 안전설비 투자나 외부 ESG 인증을 받은 기업에 금리 우대를 제공하고, 기업은행은 안전경영 우수기업에 금리 감면과 한도 확대를 검토 중이다. 신용보증기금 역시 안전경영 우수기업에 대한 우대보증을 도입할 계획이다.


자본시장 공시 의무도 강화된다. 상장사는 중대재해 발생 현황과 중대재해처벌법상 형사판결 사실을 공시해야 하며, 사업·반기보고서에도 관련 내용을 담아야 한다. 향후 ESG 평가에도 중대재해 여부가 반영되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판단 요소로 활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기업의 안전관리 강화를 유도하고 투자자 보호를 확대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대재해사고는 건설 현장에서 추락하거나 산업기계에 신체가 끼이는 사고, 밀폐 공간에서의 질식, 화학물질 관리 소홀로 인한 폭발·화재,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집단사고 등 다양한 형태로 반복돼 왔다.


금융위원회는 “중대재해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행정·사법 조치가 강화되면 기업의 영업활동이나 수익률이 과거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 금융부문이 건전성을 유지하고 투자자 보호를 선제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전북지사 경선 심층] “성과 vs 정책 vs 공세”…전북지사 경선, 세 가지 정치 스타일의 충돌 더불어민주당의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경선 대진표가 8일 확정됐다. 현직인 김관영 전북지사, 3선 의원인 안호영 의원, 재선 의원인 이원택 의원이 맞붙는 3파전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세 후보 모두에게 경선 자격을 부여했고, 지역 정가의 관심을 모았던 김 지사 심사 통과 여부도 결국 “전원 경선”으로 결론 났다.  이번...
  2. “시민 목소리 차단했나”…도지사 방문에 1인 시위 피한 제천시 ‘차단 행정’ 논란 충북 김영환의 제천시 방문 일정에서 제천시가 청사 앞 1인 시위와의 접촉을 피하고자 출입 동선을 변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차단 행정’ 논란이 일고 있다.제천시는 지난 10일 오후 3시 42분부터 약 20분간 시청 4층 브리핑실에서 충청북도지사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고 사전 안내했다.하지만 도지사 방문을 앞두고 제천시 자치행정...
  3. “보조금 부정 집행 의혹” 제천문화원장·사무국장 경찰 고발 충북 제천문화원의 보조금 집행 과정에서 부정 사용 의혹이 제기되며 결국 경찰 고발로 이어졌다.제천지역 한 시민은 최근 제천문화원의 보조금 부정 집행과 관련해 문화원장과 사무국장을 보조금 관리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제천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고발인은 “제천시 감사 결과 문화원 보조금이 목적 외로 ...
  4. 세계여성의날 기념식 및 장학금 전달식 성황리 개최 세계여성경영인위원회(WWMC)가 주최한 **'2026 세계여성의날 기념식 및 장학금 전달식'**이 3월 8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봄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이번 행사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고 여성 리더십의 가치와 사회적 역할을 되새기며, 미래 인재를 격려하기 위한 장학금 전달과 표창 수여 등을 통해 의미 있.
  5. 태양광 뜯어내고 98억 들인 제천시청 주차타워…준공 3개월 만에 ‘균열·들뜸’ 부실 논란 충북 제천시가 청사 주차난 해소를 명분으로 약 98억 원의 혈세를 들여 건립한 제천시청 주차타워가 준공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균열과 들뜸, 도장 박리 등 각종 하자가 잇따라 드러나며 부실시공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특히 해당 사업은 기존에 설치돼 있던 태양광 발전 시설까지 철거하며 추진된 사업이어서 “환경시설을 없애고 만든 ...
  6. “제천시청 회계과 사칭 보이스피싱 시도”…공무원 기지로 피해 막았다 충북 제천에서 제천시청 공무원으로 속인 전화금융사기 사기 시도가 발생했으나, 시청 공무원의 신속한 확인으로 실제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지역 광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9일 한 남성이 제천시청 회계과 직원으로 속이며 간판 광고 계약을 추진하겠다며 접근했다.이 남성은 제천시청 명의를 앞세워 신뢰를 유도.
  7. 국민의힘 구리 당원들, 경기도당에 탄원서… “백경현 시장, 5대 공천 부적격자 해당” [구리=서민철 기자] 국민의힘 구리시 당협의 일부 책임당원들이 백경현 현 구리시장의 차기 시장 후보 공천을 반대하며 경기도당에 집단 탄원서를 제출해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14일 국민의힘 구리시 당협 소속 일부 책임당원들은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하여 김선교 도당위원장과 사무처장 앞으로 백경현 시장후보의 공천 원천 배.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