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트럼프 “임신 중 타이레놀, 자폐 위험 높일 수 있어”…의학계·제약업계 파장
  • 장은숙
  • 등록 2025-09-23 09:00:55

기사수정
  • 2000년대 들어 아동 자폐 400% 급증 지적
  • 류코보린 치료제 승인…과학적 근거 논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부의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아동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강력한 경고를 내놓았다. 미국 정부가 자폐증 급증의 원인과 특정 의약품 복용 간 연관성을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연설에서 “2000년대 들어 자폐를 앓는 아동이 400% 이상 급증했다”며 “기본적으로 ‘타이레놀’이라고 잘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극심한 고열을 견딜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임신부는 복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말해 임신 기간 내내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2000년 8세 아동 150명 중 1명이 자폐였으나, 2022년에는 31명 중 1명으로 급증했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12명 중 1명꼴로 자폐를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자폐 급증에 인위적 요인이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대신 정부는 자폐 치료 대안으로 엽산 결핍 치료제 류코보린(Leucovorin)을 제안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 앞서 보건 당국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제조한 류코보린 관련 약물을 승인했다고 관보에 게재했다. 앞서 위약 대조 실험에서 자폐 아동에게 류코보린을 투여했을 때 언어 능력 개선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백신 불신론자’로 알려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주도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과 자폐 연관 가능성에 대해 FDA가 공식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0년대 중반부터 타이레놀과 자폐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연구들이 이어졌고, 이를 근거로 제약사·유통사를 상대로 수백 건의 소송이 제기돼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서 병합 심리 중이다.


이번 정부 발표도 지난 8월 마운트사이나이 의대·하버드대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을 근거로 한다. 해당 논문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노출과 자폐 등 자녀 신경 발달 장애 사이에 양(+)의 연관성이 다수 보고됐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의학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연관성이 유의미하지 않다”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타이레놀은 현재 존슨앤드존슨에서 분사한 ‘켄뷰(Kenvue)’가 생산하고 있다. 켄뷰 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 간 연관성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번 조치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해열진통제의 신뢰도와 임신부 복용 지침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르포>어둠의 시대, 동네에서 발견한 '참된 교회' [뉴스21 통신=홍판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는 여전히 냉소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회다운 교회'를 찾기 어렵다는 말도 흔하다. 그러나 기자가 살고 있는 의왕시에서,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지역을 밝히는 공동체를 만났다.예배당 없이 학교 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리는 의왕우리교회(담임목사 온기섭)가 바로 그곳이다. 의왕우리.
  2. 공무원 사칭 사기 기승… 제천·단양서 연이어 발생 “각별한 주의 필요” 최근 충북 지역에서 공무원 사칭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영업자와 납품업체들의 주위가 요구되고 있다.최근에는 제천시에 이어 단양군에서도 군청 재무과로 속인 전화금융사기가 실제로 시도됐다.단양군의 한 환경업체 직원 A 씨는 지난 12일, 모르는 번호로부터 부재중 전화를 받은 뒤 다시 연락했다. 상대방은 자신을 “재무과 직...
  3.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ㅂㄴ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반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는 11월 12일(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반구1동의 대표 명소와 전통시장을 체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인애어린이집, 파랑새생태유치원, 햇살지역아동센터, 나토얀태권도...
  4. 제천시, 지방도 포장공사, 공사 후에도 ‘비포장 수준’…부실시공 논란 충북 제천시 명지동 245-5번지, 662-5번지 일원 지방도 5호선 합류로 구간이 최근 진행된 포장 공사 후에도 도로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한 상태를 보이며 운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취재진이 확인한 현장 사진에서는 포장 장비와 덤프트럭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공사가 끝난 구간은 새로 포장된 도로라고 보기 어려울 정...
  5. 이재명 대통령, “국가 전체 위한 피해 입은 경기 북부, 문제 신속 처리하겠다” [뉴스21 통신=추현욱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북부에 집중된 미군 반환 공여지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해당 지자체들은 숙원 사업이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일부는 더 파격적인 지원책이 제시되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이 대대통령은 지난 14일 경기 파주시에서 ‘경기 북부의 마음을 듣..
  6. 파주시 단수 이틀여만에 해소…16일 오전 전역 수돗물 공급 재개 파주시청 전경. 파주시 제공지난 14일 시작된 파주지역 단수가 이틀여가 지난 16일 오전 정상화됐다.파주시는 광역상수도관 누수 사고로 교하동, 운정동, 야당동, 상지석동, 금촌동, 조리읍 등지에서 이어졌던 대규모 단수가 16일 오전 11시를 기해 모두 해소됐다고 밝혔다.시는 관로 압력 변화로 일부 지역에서 일시적 탁수 현상이 발생할 가..
  7. ‘참좋은세상 무료급식소’에서 따뜻한 마음이 담긴 11월 배식봉사 활동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울산서부라이온스울산서부라이온스클럽은 11월 13일(목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남구 봉월로38번길 15에 위치한 ‘참좋은세상 무료급식소’에서 따뜻한 마음이 담긴 11월 배식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봉사에는 김두경 회장님을 비롯해 정상훈 3부회장님, 고문님, 자문님, 그리고 여.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