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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도 경제가 여전히 원자재 가격 변동에 지나치게 민감한 구조에 머물러 있다. 가격이 오르면 함께 오르고, 떨어지면 함께 추락하는 취약성이 반복되고 있다. 이를 바꾸기 위한 전략적 출구로 ‘희토류’가 부상하고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풍력발전 등 청정에너지 산업과 첨단 국방산업의 핵심 원료로, ‘현대 경제의 혈관’이라 불린다. 중국은 전 세계 생산의 60~70%를 채굴하며 정제·가공 능력의 90%를 사실상 독점한다. 미국은 자국 광산을 재가동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유럽연합(EU)은 Critical Raw Materials Act를 제정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일본도 2010년 이후 베트남·호주 등으로 조달선을 넓혔다. 이 자원 경쟁에서 먼저 자리를 차지하는 국가가 첨단 기술의 미래를 선도한다.
몽골 경제에도 시사점이 크다. 구리·석탄 수출에 치중하는 구조는 이미 큰 위험성을 드러냈다. 반면 희토류 시장은 2024년 90억 달러 규모에서 2030년 17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몽골의 시장 점유율이 1~2%에 불과하더라도 GDP 성장에 실질적 기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몽골 서부 Khovd주 Myangad 지역에 위치한 할잔 부레그테이(Khalzan Buregtei) 광산은 단순한 채굴 프로젝트를 넘어 국가적 전략 자원으로 꼽힌다. 이곳에는 희토류뿐 아니라 지르코늄(Zr), 나이오븀(Nb) 등이 매장돼 있으며, 특히 무거운 희토류(heavy REE) 비중이 높아 국제적 주목을 받는다.
현재 Mongolian National Rare Earth Corporation(MNREC)이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Wood Plc가 예비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본 타당성 연구에 들어간 상태다. 광산 형태는 노천(open-pit) 개발 가능성이 크다. 1980년대 후반 처음 조사된 이 광상은 최근 국제 희토류 공급망 재편 속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는 정치적 이해관계, 외부 압력, 허위 정보 유포 등으로 인해 중단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합법적으로 발급한 광산 허가조차 지켜내지 못한다면 이는 단순히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몽골 전체 투자환경의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할잔 부레그테이(Khalzan Buregtei) 광산의 미래는 곧 몽골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 정치 이익이 아니라 장기 국가 전략에 입각한 결정이다. 현명한 판단으로 프로젝트를 전진시킬 수 있다면, 이는 곧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다. 반대로 정쟁과 이해충돌 속에서 사업이 좌초된다면, 몽골은 희토류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