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디어그룹 디즈니가 자사 방송사 ABC 간판 진행자 지미 키멜(Jimmy Kimmel)의 복귀를 계기로 조만간 트럼프 행정부와 법적 분쟁에 직면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디즈니는 22일(현지시간) 키멜의 심야 토크쇼를 다시 편성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앞서 보수 성향 활동가 찰리 커크(Charlie Kirk)의 피습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논란을 빚어 방송에서 잠정 하차했다. 복귀 방송에서 키멜은 이전과 달리 사건을 “비극”으로 규정하고 추도식 장면을 보며 눈물을 보였다.
블룸버그는 “디즈니는 키멜 복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행정부가 ABC 방송 면허를 압수하려 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미 법률 전문가와 협의해 대응책을 마련했으며, 만약 소송으로 번진다 해도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다만, 현행·미래 사업 계약과 관련해서는 미 정부의 광범위한 개입 권한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ABC는 앞서 키멜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풍자하며 공화당을 비난한 뒤 “무기한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 백악관은 이를 환영하며 키멜을 “병든 변태”라고 비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미국에 좋은 소식”이라며 “재능 제로”라고 공격했다. 반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은 “행정부가 언론을 압박하고 있다”고 맞섰다.
한편 찰리 커크는 지난 9월 10일 유타밸리대학에서 열린 집회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그는 반(反)우크라이나 지원 입장을 공개적으로 펼쳐왔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CIA의 꼭두각시”라 부르며 비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