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뉴스영상캡쳐
미국 정부가 유럽연합(EU)과 체결한 무역 합의에 따라 유럽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확정했다. 일본에 이어 유럽까지 낮은 관세 혜택을 받게 되면서, 여전히 25% 고관세를 적용받는 한국 자동차 업계는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정식 관보 게재에 앞서 사전 공개 자료를 통해 유럽산 자동차 수입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낮추고, 이를 지난 8월 1일부로 소급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8월 이후 초과 납부된 관세는 유럽 완성차 업체에 환급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EU가 미국산 공산품 관세를 철폐하고 일부 농·수산물 시장을 개방하는 것을 조건으로 이뤄졌다. EU는 지난달 관련 입법 초안을 발표해 사실상 합의 이행 절차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일부 의약품 성분과 항공기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도 확정됐으며, 해당 조치는 9월 1일부로 소급 적용된다.
반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관세 인하 협상이 진전되지 않아 기존 25% 관세가 유지되고 있다. 현 체제에서 현대차그룹은 월 약 4천억 원, 연간 최대 3조 5천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관세가 15%로 인하된다면 부담액은 월 2,50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호세 무뇨스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 25%의 관세가 영업 마진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며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한국만 고관세를 적용받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구조적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통상 협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