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로고 [사진=픽사베이]
세계 최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결국 칼을 빼들었다. 북미 사업 부진이 장기화되자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다.
스타벅스는 25일(현지시간) 북미 지역 일부 매장을 폐쇄하고 비매장 직원 9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올 초 이미 1,100명을 줄였던 만큼 예정된 조치라는 분석이 있었지만, 실제 발표된 규모와 범위는 예상보다 강해 현지에서도 놀람 섞인 반응이 나온다.
구조조정 비용은 총 10억 달러로, 이 중 약 90%가 북미에서 발생한다. 인건비 정리에 약 1억5000만 달러, 매장 폐쇄에 8억5000만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북미 매장 수는 연말 기준 약 1만8300개로 조정되며, 내년부터는 다시 점진적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가 이렇게까지 대규모 수술에 나선 배경에는 매출 부진이 자리한다. 올해 2분기(4~6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47% 급감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북미 지역은 동일 매장 매출이 2% 줄며 6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커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소비자 지출 위축이 겹쳐 수익성이 크게 흔들린 것이다.
현지 언론은 “노동조합의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주목한다. 스타벅스 노조는 이번 발표 직후 “일선 직원들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며 비판 성명을 냈다. 반면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성과 없는 매장을 정리하고 매장 경험에 집중하려는 전략은 불가피하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브라이언 니콜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효과가 입증된 부분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보다 강하고 회복력 있는 스타벅스를 만들어 고객과 파트너, 지역사회 모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사 직원들의 주 4일 사무실 근무 복귀 지시, 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운영책임자(COO)·글로벌 최고브랜드책임자 영입 등 경영진 개편도 병행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시애틀 리저브 로스터리 등 일부 상징적 매장이 폐쇄 대상에 포함됐다는 소식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브랜드 전략의 대대적 재편을 예고한다. 이는 스타벅스가 단순히 ‘덩치 줄이기’가 아니라 ‘체질 바꾸기’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 언론은 이번 조치를 두고 “예상된 구조조정이었지만, 그 강도와 범위는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강력하다”며 “스타벅스가 다시 성장을 위한 본격 수술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