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신라
서울신라호텔이 국가 행사를 이유로 취소를 통보했던 결혼식을 결국 원래 일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호텔은 22일 “당초 안내했던 일정 변경을 취소하고, 예정대로 결혼식을 치르도록 했다”고 밝혔다.
앞서 호텔 측은 11월 1~2일 결혼식을 예약한 일부 고객들에게 “국가 행사가 예정돼 있어 부득이하게 예약 변경을 요청한다”며 갑작스러운 취소 사실을 알렸다. 이에 혼란이 빚어졌고, 호텔은 예식 일정 변경 고객에게 비용 전액을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다음 달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울 숙소로 신라호텔을 사용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촉발됐다. 중국 측이 한중 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호텔 대관을 조율했으나, 이후 예약을 취소하면서 결혼식 진행이 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파장이 커졌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우리 청년들의 일생일대 결혼식을 망친 뒤 중국이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했다”며 “정부 외압 의혹까지 나왔는데 결국 대한민국만 피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했던 ‘호텔경제학’이 이런 것이냐”며 “호텔 예약이 취소돼도 돈이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고 말했지만, 이번엔 국민의 분노만 치솟았다”고 비판했다.
박수영 의원도 “중국 대사관은 계약서와 예약금도 없이 462개 객실과 부대시설을 통째로 예약하고, 결혼식 8건과 객실 112개를 취소하게 했다”며 “위약금도 없이 ‘노쇼’로 빠져나갔다. 이것이야말로 공산독재식 호텔경제학”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호텔경제학’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언급한 개념으로, 호텔 예약과 취소 과정에서 돈이 돌며 지역 경제에 활력이 생긴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야권은 “이재명식 호텔경제학이 현실에서 국민 고통만 불렀다”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