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21 통신=추현욱 ]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올해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정보기술(IT) 기업 오라클과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였고, 미국 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장기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2% 빠진 4만6602.98을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 지수는 0.38% 내린 6714.5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67% 하락한 2만2788.363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은 7거래일 연속 랠리를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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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으로 4월 저점 이후 16조 달러 넘게 상승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최근 투자자들의 낙관론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고객의 강세 심리가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바클레이즈와 블룸버그의 투자심리지표도 ‘과열 구간’에 근접했다.
UBS 글로벌자산운용의 울리케 호프만-버차디 이사는 “최근 급등 이후 일정한 조정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견고한 펀더멘털이 여전히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은 “단기 급등 종목이 늘어나면서 모멘텀 둔화 조짐이 보인다”며 “짧은 조정이 오히려 위험 대비 수익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스 나벨리에 나벨리에앤어소시에이츠 대표는 “AI 기대가 꺾이면 단기적으로 시장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연준의 금리 인하와 실적 전망 상향이 이어지는 한 우량주 투자는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사업의 수익성이 시장 예상보다 낮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2.5% 하락했다. IT 전문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오라클이 일부 엔비디아(Nvidia) 반도체 임대 계약에서 손실을 보고 있으며, 클라우드 부문 마진이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오라클의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는데 디 인포메이션의 보도가 이를 가중시킨 것이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서니 사글림베네 수석 시장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막대한 설비투자를 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결국 ‘그 돈이 실제로 얼마만큼 수익으로 돌아오는가’를 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시장이 거품 상태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현재 쏟아지는 투자 대비 실질적 수익성에 대한 기대치는 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7일째 이어지면서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셧다운 장기화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서 손을 떼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상원은 이날 하원이 제출한 임시 예산안을 다섯 번째로 부결시켰다. 민주당 의원 최소 8명이 공화당에 동참해야 예산안이 통과되지만 양당은 평행선을 긋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Social)’을 통해 “민주당이 정부 재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셧다운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면서도 그는 “민주당과 의료보험 정책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며,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를 부인하는 등 이견이 여전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와 만나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잘되길 바라지만, 미국과 같은 사업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그니피센트7은 대체로 하락했다. 엔비디아(-0.25%), 마이크로소프트(-0.87%), 애플(-0.08%), 알파벳(-1.74%), 메타(-0.36%) 등이 약세를 보였다. 아마존만 0.4% 소폭 상승했다.
테슬라는 이날 가성비 모델 3와 Y를 출시했지만, 주가는4.45% 급락했다. 전기차 세액공제 축소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로 인한 판매 둔화를 만회하기 위해 주력 모델인 모델 Y와 모델 3의 저가형 버전을 내놓긴했지만, 업계에서는 이 가격이 여전히 대중차로 평가받는 2만달러대 후반~3만달러대 초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CFRA의 개릿 넬슨 애널리스트는 “이번 발표는 투자자들에게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판매량 증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시장이 기대하던 완전히 새로운 모델은 아니며 4분기부터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의 580억달러 규모 3년물 국채 입찰이 견조한 수요를 보이면서 채권 가격은 상승했다. 글로벌 국채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3.7bp(1bp=0.01%포인트) 내린 4.125%를 기록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2.9bp 빠진 3.568%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49% 상승한 98.59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보합권에서 변동이 없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04달러(0.06%) 오른 배럴당 61.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