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자 전쟁 끝났다”…이집트서 ‘가자평화선언’ 종전 서명 (사진=백악관 SNS 캡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 정상회의’에 참석해 종전선언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연설에서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을 함께 이뤄냈다”며 “우리가 함께 이룬 성과는 역사를 바꾸고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중대한 돌파구는 가자 전쟁의 종식을 넘어, 하나님의 도움으로 중동 전체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가자지구의 재건이 시작된다”며 “수많은 부유한 국가들이 재건 자금 지원을 제안했다. 그들의 지원이 중동의 안정과 성공을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 휴전 중재국 정상들과 함께 ‘가자평화선언’에 서명했다. 사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및 재건 구상 등 20개 항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의에는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20여 개국 지도자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등 30여 명의 세계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트럼프는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부유한 국가들의 정상들이 이렇게 뒤쪽에 앉아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다만 휴전 협정의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란도 초청을 받았지만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라고 확신했다”며 트럼프에게 이집트 최고 민간훈장을 수여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오늘은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날 중 하나”라며 트럼프를 ‘평화의 사도’로 치켜세우고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했지만, 미군이 지원하는 전쟁 종식 계획의 장기적 쟁점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들은 아직 협상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의 가자 철수 등 2단계 협상에서 난항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트럼프보다 먼저 연설하며 “팔레스타인인들 역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 전쟁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미래를 기대할 권리, 자유와 독립 국가에서 살 권리를 가진다”며 ‘두 국가 해법’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하고 있고 미국 역시 공식 승인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