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수출은 역대급, 원료는 외국산… K-FOOD의 그림자
  • 김민수
  • 등록 2025-10-16 10:10:28

기사수정
  • 역대급 실적에도 국내 농업은 소외
  • 임미애 “수출산업, 농업과 연계돼야 지속 가능”

사진=픽사베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연일 “K-FOOD 수출 역대 최대 실적”을 홍보하고 있지만, 주요 수출 품목의 국산 원료 비중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수출산업이 국내 농업과의 연계 없이 성장만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K-FOOD 수출액은 ▲2021년 85억6천만 달러 ▲2022년 88억9천만 달러 ▲2023년 91억6천만 달러 ▲2024년 99억8천만 달러로, 지난해 전년 대비 9% 증가하며 9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출을 견인한 1위 품목은 단연 ‘라면’이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12억4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31% 급증했다. 이어 과자류(7억7,040만 달러, +17.4%), 음료(6억6,270만 달러, +15.8%), 소스류(3억9,400만 달러, +4.1%), 커피조제품(3억3,500만 달러, +2.7%), 인삼류(3억2,450만 달러, △2.0%), 쌀가공식품(2억9,920만 달러, +38.4%), 김치(1억6,360만 달러, +5.2%)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비례대표)이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제출받은 「2024 식품산업 원료소비실태조사」에 따르면, 주요 수출품목의 국산 원료 사용률은 매우 낮았다.


조사에 따르면 수출 1위 품목인 라면(면류)의 원료 중 95%가 수입산이며, 국산은 5%에 불과했다. 특히 밀가루의 국산 비중은 0.3%로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과자류의 국산 비중은 15.4%, 음료 38.8%, 소스류 19.4%, 커피조제품 0%, 인삼류 100%, 쌀가공식품 61.5%, 김치 96.4%로 조사됐다. 인삼류·김치·쌀가공식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이 수입 원료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자료=임미애 의원실 제공

농가들은 이러한 현실에 깊은 아쉬움을 표한다. 라면의 경우 연간 밀가루 사용량 147만 톤 중 약 26%인 38만5천 톤이 라면 제조에 사용되는데, 이 중 단 10%만 국산 밀로 대체해도 국내 밀 생산량 전체(3만7천 톤)를 소진할 수 있다. 하지만 판로 부재로 국산 밀 재고만 6만 톤 이상이 창고에 쌓여 있는 실정이다.


농식품부는 ‘식품산업진흥법’ 제3조에 따라 식품산업과 농업 간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시책을 수립·시행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수출 실적 중심의 정책에 치중하면서, 국내 농업과의 구조적 연계 방안은 여전히 미비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임미애 의원은 “농식품부가 K-FOOD 수출 홍보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국내 농업과 식품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적 연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농산물 생산기반이 무너지면 K-FOOD의 지속가능한 성장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의왕시 사근행궁, 의로운 왕의 도시가 잊지 말아야 할 자리 [뉴스21 통신=홍판곤 ]정조는 '의로운 왕(義王)'이었다. 그는 백성을 사랑했고, 아버지를 그리워했으며, 무너진 나라의 기강을 세우려 했다. 사근행궁에 들렀을 때마다 마음속에 품었던 건 단 하나였다."아버지를 배알하고, 백성을 돌보는 그 길이 곧 임금의 도리다."그 길 위에 오늘의 의왕(義王)이 있다. 그러나 지금, 그 이름의 ...
  2. 단양 강풍 속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 추락…탑승자 1명 중상 지난 22일 오후 3시 34분께 충북 단양군 단양읍 노동리 양방산 전망대 인근에서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이던 50대 남성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단양소방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조종사 A 씨와 동승 고객 B 씨는 이륙 직후 강풍에 중심을 잃고 인근 야산으로 추락했다. 현장에 있던 패러글라이딩 업체 직원이 즉시 119에 신고했으며, 소방..
  3. 제천시, 초고압 송전선로 ‘1년 전부터 인지’하고도 침묵… 충북 제천시가 초고압 송전선로(345kV 신 평창–신 원주) 건설사업이 지역을 통과할 가능성을 지난해 11월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하지만 시는 이 사실을 시민에게 단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아 ‘행정의 무책임’과 ‘정보 은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1월 제천시를 포함한 해당 구...
  4. 김꽃임 도의원 “제천은 전력 수혜지 아닌 희생양… 송전선로 노선 전면 재검토하라”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장 김꽃임 의원(제천1·국민의힘)이 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추진 중인 ‘345kV 신 평창~신 원주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제천 경유 노선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김 의원은 21일 열린 제429회 충북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이번 사업은 강릉발전소 전력을 강원 영서와 용...
  5. 매크로로 프로야구 티켓 10만장 싹쓸이한 40대 검거 프로야구 티켓을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10만 장 넘게 예매해 되팔아 거액의 수익을 챙긴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유포한 20대 2명도 함께 검거됐다.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암표 판매 혐의로 A씨(42)를, 매크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유포한 20대 2명을 정보통신망법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6. 태백 라마다 호텔 충격 증언 "1,910명 등기는 껍데기, '무제한 멤버십' 판매가 본질" 태백 라마다 호텔 사태가 1,910명의 '지분 쪼개기' 등기 분양 문제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로는 '무제한 멤버십 회원권' 판매를 통한 변칙적 수익 창출이 더 심각한 문제의 본질이라는 내부 관계자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과거 태백 라마다 호텔의 내부 관계자 A씨는 "기사화된 1,910명의 등기 문제는 전체 사기 규모의 100분..
  7. 안전모니터 봉사단 울산시연합회 역량강화 및 안전교육 [뉴스21 통신=최병호 ]안전모니터 봉사단 울산시연합회(회장 최병호)는 10월 19일(토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안전모니터 봉사단 사무실에서 「안전신문고 역량강화교육 및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교육은 일상 속 안전의식을 제고하고, 안전신고 및 예방활동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되었으며, 울...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