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통일교 청탁' 의혹 캄보디아 ODA, 국조실 패싱하고 기재부가 일방 편성‥
  • 추현욱
  • 등록 2025-10-28 14:21:41

기사수정
  • 의혹 중심... 지난해 1,300억 원 규모로 편성됐던 캄보디아 민간협력전대차관 예산

[뉴스21 통신=추현욱 ] 최근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재판에 나와 통일교 측으로부터 6천2백만 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을 전달받았고, 이를 김건희 씨한테 줬다고 진술했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통일교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유착 의혹도, 청탁했던 금품 실물과 구체적인 증언이 나오면서 실체를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mbc 화면 캡쳐



현재 김건희 '국정농단' 특검은 통일교가 대통령 선거를 도운 대가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통일교 관련 현안을 청탁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 정부의 캄보디아 ODA 예산이 대폭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의혹의 중심에는 지난해 1,300억 원 규모로 편성됐던 캄보디아 민간협력전대차관 예산이 있습니다. 


지난 2024년 기준으로 50억 원 남짓이었고, 그나마도 전혀 쓰이지 않아 한 달 후 불용처리가 됐던 예산인데요. 그럼에도 불용처리 한 달 만에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지원을 위해 돌연 1,300억 원이 편성돼 의문을 자아냈다.


사진=mbc 화면 캡쳐



MBC는 그동안 연속보도를 통해 수출입은행이 사업제안서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졸속으로 진행했으며, 이 사업과 관련해 정부 부처들이 협의한 공식 문서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만 이렇듯 수상한 점들이 한두가지가 아닌 사업임에도 도대체 어느 단계에서, 어떤 기관의 주도로 편성됐는지는 의문으로 남았다.


사진=mbc 화면 캡쳐



국무조정실 심의도 없이 추진됐다.


그런데 이 캄보디아 EDCF가 통상적인 사업과 달리 몇몇 절차를 생략하고, 중간 이후 단계에서 기획재정부에 의해 갑자기 편성됐다는 사실이 새로 확인됐다.


사진=mbc 화면 캡쳐


캄보디아 대상 민간협력전대차관 사업을 두고 25년도 종합시행계획 심의·의결 이후에, 정부 예산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편성된 사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반적인 절차를 거쳐 사전에 논의된 사업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디서 튀어나온 사업이었을지, 자연스레 의문이 따라붙는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국무조정실의 ODA 사업 및 예산 심의 절차를 같이 살펴보겠다.


사진=mbc 화면 캡쳐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따라 ODA 사업은, 국제개발협력위원회와 주관기관, 그리고 재정당국의 심의를 거쳐 편성된다.


통상적인 ODA 사업이라면 주관기관이 각 부처에 시행 계획을 통보하고, 부처는 다시 시행계획안을 기관에 제출한다. 이후 계획안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고요. 이렇게 완성된 계획안을 각 기관들이 제출하는 곳이 바로 국무조정실이다.


국무조정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는 제출받은 시행계획안을 살펴본다. 그리고 연간 종합시행계획안을 심의·의결합니다. 이는 정부예산안으로 편성되고, 국회에 제출돼 예산 심의를 받게 된다.


그런데 문제의 캄보디아 EDCF는 이런 실무 과정을 상당부분 건너뛰고 편성된 사업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시행계획 수립부터, 국무조정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로 넘어오는 과정이 통째로 생략된 것이다.


당시 국무조정실은 자신들이 패싱당했다는 사실을, 광범위한 절차 생략이 이뤄졌다는 걸 미리 인지하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국회 질의에 "캄보디아 EDCF 사업이 정부 예산안에 담겨있는 것을 발견한 건 추후 국회 심의를 할 때"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 들어있지 않은 사업이 정부 예산안에 편성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기획재정부에서 국무조정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예산실에 곧바로 제출을 한 것 같다"고도 말했다.


캄보디아 ODA 예산 편성 과정에 대한 검증을 이어나가고 있는 여당은, 이 부분에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의 연구개발(R&D) 예산은 5조 원 넘게 삭감하면서, 캄보디아 ODA 예산을 급하게 늘렸다"면서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지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무조정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패싱하고 1,300억 원의 ODA가 편성된 배경과 과정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원조가 올바른 곳에, 올바른 방식으로 쓰일 수 있도록 투명하게 관리하고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기획재정부의 수장이었던 최상목 당시 부총리는 "ODA를 국익에 부합되게 전략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한다. 


그런데 이 전략적 추진이라는 게 좀 묘했는데요. "ODA 사업 승인 소요 기간을 1년 이내로 대폭 단축하는 방식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기존의 사업 심사·승인 위주 업무방식에서 벗어나, '획기적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절차보다는 '속도'를 강조했기 때문다이


이에 수출입은행은 "타당성 조사 기간을 단축하고, 신속 집행 가능한 차관을 확대하겠다"고 답한다. 공교롭게도 이 회의 이후 추진된 캄보디아 사업에서는 타당성 조사를 아예 생략했고, 차관은 '신속 집행'이 가능하게끔 추진된다.


최근 수은이 차츰 내놓는 답변들을 보면 이 사업이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됐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2024년 편성된 민간협력전대차관 예산은 50억 원이었다. 2016년 이후 8년 만에 처음 추진되는 사업이었기에, 시범적으로 소액을 편성했다는 게 수은의 설명이다.


사진=mbc 화면 캡쳐



이 50억 원은 쓰이지 못했다. "제도 정비와 리스크 관리 강화 등 내부 절차 마련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됐다"는 게 수은이 새로 밝혀온 불용 처리의 이유입니다. 2024년 11월의 일이다.


불과 한 달 후, 캄보디아·인도네시아 EDCF 예산으로 1,300억 원이 편성됩니다. 50억 원을 사용할 근거도 마련하지 못해 불용처리를 했는데, 한 달 만에 26배 규모의 예산이 새로 생겨난 것이다. 


정치적 목적을 가진 누군가의 지시로 편성된, 비상식적 예산이라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인 추론일 것 같다.


프랑스의 한 국제 NGO 단체에서 일하는 관계자는 "원래 문서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면 문제인 게 ODA 사업"이라면서 "사업 선정부터 마무리까지, 예산은 물론이고 프로젝트의 모든 구체적 사항들을 문서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요즘 ODA 예산을 삭감하고 국방 예산을 늘리는 게 세계적 추세"라면서 "이런 비위들이 부각되면, 어떤 개발도상국의 취약계층은 학교에 갈 수 없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고도 했다.



사진=mbc 화면 캡쳐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스타필드 빌리지" 파주 운정신도시에 첫선...서울 서래마을 인기 베이커리 카페 ‘아티장베이커스’ 개점 [뉴스21 통신=추현욱 ] 스타필드 빌리지가 파주 운정신도시에 첫선을 보였다.3일 가오픈한 운정점 내부는 파주 시민들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아이를 둔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만큼 유모차를 끌고 방문한 고객이 대다수였다. 반려견과 찾은 고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실제 운정점은 기존 스타필드와 달리 아이 .
  2. 제천 제일장례예식장, ‘지목 전(田)’에 수년간 불법 아스팔트… 제천시는 뒤늦은 원상복구 명령 충북 제천시 천남동에 있는 제일 장례예식장이 지목이 ‘전(田)’인 토지에 십수 년 동안 무단으로 아스팔트 포장하고 주차장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명백한 불법 행위가 십수 년 동안 방치된 가운데, 제천시는 최근에서야 현장 확인 후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문제의 부지(천남동 471-31 등)는 농지 지목인 ‘전’으로, ...
  3. 강동구 복지단체 - 취임식과 송년회를 성황리에 마치다 지난 12월1일(월) 강동융복합복지네트워크 [김근희총회장 취임식 및 송년회]가 만나하우스에서 성황리에 치루어졌다. 식전행사로 김희옥(전.송파구립합창단원)의 ‘님이오시는지. 에델바이스’와 최주희가수의 ‘백년살이’ 열창에 이어 손재용 수석부회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된 이 날 행사엔 강동구 이수희구청장. 조동탁구...
  4. 제천경찰, “술 마시고 운전하면 끝까지 잡는다”… 연말연시 ‘전방위 초강도 음주단속’ 돌입 충북 제천경찰서가 연말연시 음주운전 사고 위험이 커지는 시기를 맞아 내년 1월까지 사실상 ‘전면전 수준’의 초강도 음주운전 단속을 시행한다.경찰은 3일 “제천 전역에서 시간·장소 불문 불시 단속한다”며 “연말 분위기에 기대 운전대를 잡는 어떤 음주 운전자도 예외 없이 적발하겠다”고 강한 경고를 보냈...
  5. 삼동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취약계층 김장김치 지원 ▲사진제공:울주군청 울주군 삼동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한상준, 박두진)가 5일 지역 내 취약계층 가구 70세대에 김장김치를 전달했다.이날 협의체 위원들은 지난 8월에 직접 심어 수확한 배추로 김장김치를 담갔다. 이어 대상 세대를 방문해 김장김치를 전달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했다.한상준 위원장은 “이번 사업이 물가 ...
  6. 울주군보건소, 정신재활시설 좋은친구들 그림책 전시회 개최 ▲사진제공:울주군청 울주군보건소가 지역 정신재활시설인 ‘좋은친구들’이 5일 남구 민간 전시공간에서 정신장애인이 만든 그림책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좋은친구들은 울주군보건소의 지원을 받아 정신장애인의 사회적응력 향상과 창의적 여가활동을 위한 ‘In My Book:마음 엮어 책한권(그림책 창작 프로그램)’을 운.
  7. S-OIL, 온산읍 취약계층 지원금 5천만원 전달 ▲사진제공:울주군청 S-OIL 울산공장이 5일 울주군 온산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이준호 온산읍장, 박성훈 S-OIL 상무, 박광철 온산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양호영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온산읍 취약계층 지원금 5천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지원금은 온산읍 내 복지위기가구 및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