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6조원 론스타 소송, 13년만에 0원으로 만들었다…'태평양'이 이끈 드라마
  • 추현욱
  • 등록 2025-12-13 10:55:53

기사수정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8회 대한민국 법무대상'에서 조순열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과 중재대상을 수상한 법무법인 태평양 김준우, 김우재 변호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db)


[뉴스21 통신=추현욱 ] 지난달 18일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취소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2012년 시작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투자자-국가 분쟁(ISDS) 사건에서 한국 정부가 물어야 한다던 수조원대 배상 책임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취소위원회는 오히려 론스타가 한국 측 소송비용 73억원까지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규제와 과세 때문에 손해를 봤다며 ICSID에 약 47억달러(약 6조원) 배상을 청구했다. 한국을 상대로 한 첫 ISDS이자 역대 최대 규모 사건이었다. 2022년 1차 중재판정에서 정부는 청구 금액의 95.4%를 막았지만 약 2억1600만 달러(약 4000억원)는 물어야 한다는 부담이 남아 있었다.

이때 법무법인 태평양 국제중재 소송그룹은 법무부·미국 로펌 아놀드앤포터와 함께 한국 정부를 대리해 처음부터 론스타와 싸웠다. 태평양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세관청의 조치가 부당했다며 공격하는 론스타 측 주장에 맞서기 위해 형사사건·다른 중재 사건 기록·조세소송 자료 등 10여 년 치 서류를 긁어모았다. 국제중재·금융·조세·국제통상 전문 변호사를 모두 묶은 원팀도 구성했다.

먼저 싸움의 첫 번째 쟁점은 어떤 일까지 재판에서 다룰 수 있느냐였다. 론스타는 한국 정부의 개입으로 2008년에 HSBC에 외환은행을 팔지 못해서 큰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태평양은 금융 분야는 2011년 발효된 한·벨기에 투자협정에 처음 포함됐고 그 이전 분쟁은 이 협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예를 들어 학교가 2026년부터 지각하면 벌점 준다는 새 규칙을 만든 상황에서 2025년에 지각한 것도 벌점을 줄 순 없다는 논리다. 같은 논리로 2011년 이전에 발생한 조세 분쟁 부분도 관할 밖이라는 결론을 끌어냈다. 그 결과 론스타 청구 중 상당 부분이 애초에 다툴 수 없는 영역이라고 정리되면서 6조원에 가까운 청구가 들어온 사건에서 청구액의 95.4%를 막았다.

나머지인 청구 금액의 4.6%에 대한 취소 절차의 핵심은 적법절차였다. 태평양은 재판부가 론스타와 하나금융그룹 사이에 있었던 별건 ICC(국제상공회의소) 중재 재판 판결문을 중요한 증거로 사용한 점을 지적했다. 이 재판에는 한국 정부가 끼지도 못했고 그 내용에 대해 한국이 직접 설명하거나 반박할 기회도 없었다. 태평양은 한국 입장에서 너무 불공평하다고 주장했고 취소 위원회는 결국 한국 정부에 책임을 묻던 부분을 통째로 없애 버렸다.

론스타 중재를 주도적으로 이끈 김준우 태평양 변호사는 "이번 수상은 크고 복잡하며 까다로운 사건일수록 태평양의 전문성과 유기적인 팀워크가 최적의 해법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태평양은 앞으로도 국가적 의미가 큰 고난도 사건에서 가장 신뢰받는 대한민국 대표 로펌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기자수첩】 선거가 오면 나타나는 사람들, 끝나면 사라지는 정치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도시의 공기는 아직 조용하지만, 정치인들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한동안 잠잠하던 SNS가 먼저 반응한다.현장 사진, 회의 사진, 시민과 악수하는 장면이 연달아 올라온다. 마치 그동안 도시 한가운데서 살고 있었던 것처럼.하지만 시민들은 기억한다. 그 사진 속 인물들이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2. 서산시사회복지협의회 제9대 회장에 장석훈 취임 서산지역 사회복지 민간 허브 역할을 맡아온 서산시사회복지협의회가 회장 이·취임식을 열고 새 집행부 출범을 공식화했다.협의회는 지난 1월 24일 오후 3시 서산시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제8·9대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완섭 서산시장과 성일종 국회의원, 조동식 서산시의회의장, 윤만형 서산시체육회장 등 ...
  3. '민주당 코스피5000특위'…"주가누르기·중복상장 방지법 등 추가 검토" [뉴스21 통신=추현욱 ] 코스피 지수가 22일 장중 5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중복상장 방지법’을 추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오기형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 초청 오찬을 마친 뒤...
  4. 삼성전자, 갤럭시 공급망 대격변… "중국·대만산 비중 확대, 생존 위한 선택" [뉴스21 통신=추현욱 ]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 삼성전자가 자사 플래그십 및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 시리즈에 중국과 대만산 부품 탑재 비중을 파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환경과 가중되는 원가 압박 속에서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급 풀이된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신임 중소기업은행장 내정 [뉴스21 통신=추현욱 ]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62·사진)가 신임 중소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됐다.금융위원회는 22일 이억원 위원장이 장 대표를 신임 중소기업은행장으로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장 내정자는 1989년 중소기업은행에 입행한 뒤 리스크관리그룹장(부행장), 강북.
  6. 미국 새 국방전략 “한국, 지원 제한해도 북 억제 ‘주된 책임’ 가능… [뉴스21 통신=추현욱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새 국방전략(NDS)에서 북한이 여전히 한·미·일에 강력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뒤 “한국이 북한을 억제하는 데 있어 주된 책임을 질 능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NDS는 또 이란 핵시설 폭격과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을 언급하면서, 다른 국가가 미국의 이..
  7. '부동산 전자계약' 급증...편리한데 금리 혜택까지 [뉴스21 통신=추현욱 ] 지난해 부동산 매매·임대차 전자계약 이용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토교통부는 지난 한 해 전자계약으로 체결된 부동산 거래가 50만7431건으로 전년(23만1074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22일 밝혔다. 전자계약 건수가 50만건을 넘어선 것은 2016년 시범 도입 이후 처음이다.특히 민간에서 체결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