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BIS 기관최우수상 수상<군산시 제공>
한때 도시의 끝자락이자 단절의 상징이었던 폐철길이 이제는 군산 시민의 일상 속 쉼터로 자리 잡았다. 군산시가 추진한 ‘군산철길숲 1차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도시숲을 통한 녹색 재생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군산시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한 군산철길숲 1차 사업을 완료하고, 2026년부터는 2차 조성사업을 통해 녹지축을 도심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버려진 철길, 시민이 걷는 숲길로”
군산철길숲은 구 군산 화물역에서 사정삼거리에 이르는 약 2.6km의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해 조성된 도심형 선형 도시숲이다. 총사업비는 약 160억 원으로, 국비와 시비가 각각 80억 원씩 투입됐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점은 ‘새로 만드는 공원’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공간을 되살린 녹지’라는 점이다. 철길이라는 도시 인프라의 흔적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시민이 걷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출퇴근길에, 아이 손을 잡고 산책하며, 혹은 저녁 운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공간. 군산철길숲은 그렇게 시민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군산시는 조성 단계부터 단순한 미관 개선을 넘어 실질적인 생활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도심 바람길과 지형을 분석해 식재를 배치했고, 교목·관목·초화류를 입체적으로 구성해 여름에는 그늘을, 겨울에는 개방감을 확보했다. 그 결과 철길숲 주변에서는 체감온도 저감, 보행 환경 개선 등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특히 차도를 따라 이동하던 보행 동선이 숲길로 옮겨지면서 ‘걷기 좋은 도시’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군산철길숲길<군산시 제공>
타 시도와 비교해도 ‘군산형 모델’
유사한 철도 유휴부지 재생 사례는 서울 경의선숲길, 광주 푸른길공원, 대전 소제동 철도관사촌 일대 등 전국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군산철길숲은 대도시 중심의 상업·관광형 재생과는 다른 길을 택했다. 군산은 대규모 상업시설 유치보다는 생활권 녹지 확충과 시민 접근성에 무게를 뒀다. 도심 주거지역을 관통하는 구조를 살려 ‘집 앞 숲길’이라는 개념을 구현한 것이다. 이는 중소도시 여건에 맞는 현실적인 도시숲 모델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최근 도시숲 조성을 검토 중인 지자체들 사이에서 군산 사례를 참고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군산철길숲의 또 다른 강점은 시민 참여다. 조성 과정에서 주민과 기업, 시민단체가 식재와 관리 활동에 동참했고, 숲 내 광장에서는 어르신과 어린이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행정이 설계하고 시민이 완성한 숲. 이 과정은 지역 공동체 회복이라는 부수적 효과까지 만들어냈다.
전국적 성과...NABIS ‘기관 최우수상’
이 같은 성과는 전국적으로도 인정받았다. 군산시는 2025년 NABIS(균형발전종합정보시스템) 우수콘텐츠 발굴 부문에서 ‘기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NABIS는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정책 체계 아래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이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균형발전에 기여한 정책과 사업을 발굴·공유한다. 군산철길숲은 도시숲 재생 분야의 대표 사례로 선정됐다.
군산시는 철길숲을 단순한 녹지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 ‘도시 구조의 일부’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2차 조성사업을 통해 기존 녹지축을 확장하고, 생활권·상업권·문화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녹색 네트워크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군산시 산림녹지과 노남섭 과장은 “군산철길숲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기반”이라며 “타 시도의 우수 사례를 참고하되 군산만의 도시 구조와 생활 패턴에 맞는 철길숲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낡은 철길 위에 자라난 숲길. 군산철길숲은 과거 산업도시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그 위에 새로운 삶의 풍경을 덧입히고 있다. 군산이 그려가는 녹색 도시는 지금도 시민의 발걸음과 함께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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