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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47일 만에 연 첫 기자회견은 '통합'이나 '민생'이 아닌, 섬뜩한 '선전포고'의 장이었다. "국민이 지킨 나라"를 운운하며 시작했지만, 결론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세력은 모조리 도려내겠다는 서슬 퍼런 칼춤과 다름없었다.
어제(26일) 정 대표가 내놓은 일성은 '2차 종합특검'과 '통일교 특검', 그리고 '사법개혁'이었다. 겉으로는 '정의 실현'과 '내란 청산'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걸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정적 제거와 사법부 장악을 위한 교묘한 술책이 똬리를 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통일교 특검'이다. 정 대표는 야당과 특정 종교의 유착을 단죄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으나, 정작 민주당 인사들이 연루된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더 가관인 것은 특검 추천 방식이다.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고 친야 성향 단체가 특검을 추천하게 하겠다는 구상은, 결국 "내 편은 봐주고 네 편만 죽이는" '청부 수사'를 하겠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지다. 수사의 공정성이라는 기본 원칙조차 짓밟은 채, 특검을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려는 시도다.
사법부를 향한 인식은 더욱 위험수위다. 정 대표는 사법부를 "내란 세력의 방패막이"로 매도하며 '법왜곡죄' 도입과 '재판소원'을 밀어붙이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자신들이 원하는 판결을 내리지 않는 판사는 법의 이름으로 처단하겠다는 노골적인 협박이다. '사법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사법부의 독립성을 말살하고, 법원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겠다는 독재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3권 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이 집권 여당 대표에 의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상대 정당을 향한 금도 넘은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해산"을 운운한 것은 야당을 국정 운영의 파트너가 아닌, 박멸해야 할 '악(惡)'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는 의회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행태이며, 벼랑 끝에 몰린 정국을 파국으로 몰고 가겠다는 무책임한 선동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정작 정 대표 본인의 당내 리더십조차 온전치 못하다는 점이다. 자신의 핵심 공약이었던 '1인 1표제'가 중앙위에서 부결되어 머리를 숙인 모습은, 밖으로는 '강한 대표'를 자처하면서도 안으로는 제 식구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그의 정치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내부의 비판은 억누르고 외부의 적만 만들어대니, 리더십의 빈곤을 과격한 언어로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정 대표는 말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칼날이 오로지 상대방만을 향하고, 자신들의 치부는 덮으려 한다면 그것은 정의가 아니라 '폭력'이다. 정청래 대표와 민주당은 기억해야 한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은 정적을 제거하라고 쥐여준 칼자루가 아니다. 오만과 독선으로 점철된 '공포 정치'의 끝은 언제나 국민의 준엄한 심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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