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서민철 기자]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가평군수 선거판이 역대 가장 뜨거운 '16파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현직 군수의 수성 의지에 전직 군수의 귀환, 그리고 금융 전문가를 내세운 신인의 도전이 뒤엉키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는 단연 '올드보이'의 귀환이다. 지난 7일, 이진용 전 가평군수(36~37대)가 "13년의 성찰 끝에 고향을 위해 다시 섰다"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가평은 전통적으로 정당 공천보다 인물론이 강하게 작용하는 지역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전 군수의 등판이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이탈할 보수 표심을 흡수할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본선보다 더 힘겨운 '보수 적통 경쟁'을 치러야 할 처지다.
위로부터 정종해. 김성기 전 군수, 이진용 전 군수, 서태원 현 군수
지난 지방선거의 설욕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은 '누가 이길 수 있는 카드인가'를 놓고 고심이 깊다. 현재 판세는 탄탄한 지역 기반을 닦아온 김경호(전 도의원)와, 최근 급부상한 정종해(전 이재명 후보 특보단장)의 대결 구도로 좁혀지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출마 의지를 공식화한 정종해 예비후보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그는 자신을 정치인이 아닌 '금융·도시계획 전문가'로 규정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 후보 측은 "가평의 인구 소멸 위기는 단순 행정이 아닌 경영 마인드로 풀어야 한다"며, 중앙당 인맥과 금융권 경력을 앞세운 'CEO형 군수론'으로 표밭을 갈고 있다.
기존 당원 조직을 장악한 김경호 후보의 '대세론'에 맞서, 정 후보가 내세운 '경제·능력론'이 당내 경선에서 얼마나 파괴력을 발휘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보수 텃밭'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 후보군만 10여 명에 달한다. 재선에 도전하는 서태원 현 군수가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우고 있지만, 당내 도전자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김성기 전 군수(3선 역임), 박범서 전 KBS 충주방송국장, 양희석 전 국무총리실 행정실장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대거 하마평에 오르내리며 "새로운 리더십 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 컷오프 결과에 따라 이들 중 일부가 무소속 연대를 형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후보가 16명에 달하는 난립 구도지만, 2월 17일 설 명절을 기점으로 유의미한 후보군이 5~6명으로 압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3월 22일 이전에 각 당의 경선 룰이 윤곽을 드러내면, 생존을 위한 후보 간 합종연횡(단일화)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로의 회귀(이진용)'와 '현상 유지(서태원)', 그리고 '새로운 변화(정종해)' 사이에서 가평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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