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꽃 흐드러지면/ 정애경
나 가리라
억새의 깃털로
시월을 뛰어넘어
십일월 짙어가는 늦가을 따라
억새꽃 흐느끼는 언덕길에
그대 기웃댈까
나 숨가쁘게 사뿐사뿐 가리라
내 숨마져 가파오르면
쉼 호흡 크게 한번 내 뱉으며
그대 사그락사그락 노래하는
억새꽃밭으로 지금 가리라
하얀물결 파도자락에
접은 날개 활짝펴
하늘하늘 하늬바람 등에 업혀
그대 손짓 하는 그곳으로
나 날아 가리라
억새꽃 노래하는 그곳에
그대 살아 숨쉬는 동산에서
마지막 가을을 쓰담쓰담
보듬어 보내주리라
2016년11월5일 뒷산에 억새꽃 바라보며.정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