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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언제까지 소방차 양보를 기적이라 불러야 하는가 김문기
  • 기사등록 2017-03-02 19: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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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소방서 방호구조팀장 소방경 심종선

막힌 도로에서 긴급 출동 중인 소방차를 위해 일제히 길을 내어주는 것을 이른바 ‘모세의 기적’이라 부른다.


전북에서도 지난 해 11월 24일에 완주군 봉동읍에서 심정지 환자를 전주로 이송하며 꽉 막힌 도로가 열리는 모세의 기적이 나타났고, 이 장면이 블랙박스 화면에 남아 뉴스, SNS, 유투브 등으로 퍼져 이슈가 된 적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신기하기도 하고 감동적이라 여기며 큰 관심이 모이는 만큼 조회수가 늘어난다. 하지만 이 상황을 바꿔 생각하면 소방차에 대한 양보가 이처럼 보기 힘든 것이라는 반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소방기본법 제21조 '모든 차와 사람은 소방자동차(지휘를 위한 자동차 및 구조, 구급차를 포함한다)가 화재진압 및 구조, 구급활동을 위하여 출동을 하는 때에는 이를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러한 법규정에 앞서 소방통로 확보는 운전자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문화시민으로서 최소한 준수해야 할 기본 사항임을 명심해야 한다. 화재 및 각종 안전사고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며,


 나와 우리 가족에게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임을 생각한다면 소방통로를 확보하는 일은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이고 상식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식이 아직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통로 조차 막아버린 무질서한 주ㆍ정차 차량 때문에 소방차가 골든타임 내에 화재현장으로 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방차의 긴급 출동이 늦어 대형화재로 돌변했을 경우 그 엄청난 재산과 인명피해는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일이다.


심정지 환자 발생 시에는 구급대원들의 마음이 더욱 급하다. 심장이 정지한 경우 소생을 위한 골든타임은 4~6분 남짓. 신고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지시하고 자동제세동기 사용 등 전문소생술을 적용하기 위해 신속히 현장에 출동한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서 막힌 도로를 마주하게 되면 말할 수 없는 답답한 심정을 느낀다.


‘다들 비켜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다. 현실은 아직까지도 무관심하거나, 긴급차량 대열에 끼어들고, 소방차가 비켜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가는 손수레, 자전거, 소방통로조차 막아버린 무질서한 주ㆍ정차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화재나 심정지 같은 위급한 상황은 누구에게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일어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한번쯤 전통시장이나 시내에서 소방출동로 확보를 알리는 소방차 퍼레이드를 본 적 있을 것이다. 매달 각 지역 소방서에서 소방출동로 확보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전단지를 나눠주기도 하며 홍보에 매진한다.


 제대로 양보하는 방법을 묻는 시민들도 있고 계속되는 홍보로 시민들의 인식도 차츰 바뀌고 있다.

첫 번째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공감’이다.


뒤에서 경광등을 반짝이며 소방차가 지나가려 한다면 내 자신과 가족들의 지킨다는 생각으로 기꺼이 소방차에 양보를 하자. 이러한 공감을 통한 인식전환으로 나부터 변한다면 금세 양보의 물결이 전해질 거라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소방차량은 출동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젠 소방차량 양보가 더 이상 기적이 아닌 일상이 되는 날이 오길 간절히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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