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는 18일 발표한 브리핑 보고서에서 각국 정부, 공공기관, 기업들이 점령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의 불법 점령과 집단학살,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방관하거나 가담하며 이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인간의 존엄은 상품이 아니다”라며 “팔레스타인인의 생명 위에 쌓이는 경제적 이익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잉·록히드마틴 등 미국 방산업체, 엘빗 시스템즈·라파엘·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 등 이스라엘 방산기업, 중국 하이크비전, 한국 HD현대, 미국 팔란티어 등 15개 기업이 이스라엘의 국제범죄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기업은 무기·감시 장비·중장비 등을 공급하거나 불법 정착촌 사업에 가담해왔으며, 일부는 국제앰네스티의 질의에 답변조차 하지 않았다.
국제앰네스티는 각국 정부와 기업들에 ▲이스라엘 관련 무기 및 군사·보안 장비 판매·공급 중단 ▲불법 정착촌 생산품 수입 금지 ▲투자·발주 철회 ▲연루 기업의 공적사업 참여 배제 등을 권고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과 범죄에 계속 관여한다면, 기업과 이사진은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번 권고안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가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를 요구하며 제시한 12개월 시한 만료일에 맞춰 발표됐다. 국제앰네스티는 “회원국 대부분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방관은 곧 공범”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