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의 대표 관광지인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길
일본 교토의 대표 관광지인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길이 관광객들의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토시는 훼손이 심각한 구간의 대나무를 아예 베어내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아사히신문은 15일(현지시간) 교토시가 지난 6일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길에서 약 350개의 낙서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칼이나 열쇠로 표면을 긁어 만든 글씨였으며, 알파벳뿐 아니라 가타카나·한자·한글로 된 낙서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교토 현립 식물원 관계자는 “대나무 표면이 긁히면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낙서된 대나무는 결국 베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당국과 지역 상인회는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대나무에 녹색 테이프를 붙이는 등의 임시 대응을 하고 있지만, 경관이 훼손되는 부작용이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관광객이 줄며 낙서도 감소했으나, 최근 관광 수요가 급증하면서 다시 피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낙서된 대나무 (사진=FACEBOOK 캡쳐)
아라시야마 상점가 이시카와 게이스케 회장은 “아라시야마 방문의 추억은 대나무에 새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남겨야 한다”며 “소중한 자연을 훼손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길은 2018년에도 낙서가 크게 늘어 방문객들에게 낙서 중단을 호소한 바 있으며, 이번 사태로 또다시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