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완전한 상태로 출토된 1,500년 전 가야도기 보물 지정
  • 장은숙
  • 등록 2020-02-27 10:01:21

기사수정
  • - 고려~조선 초 불상, 조선 시대 함경도 지도(관북여지도)도 함께 보물 지정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약 1,500년 전 부산 복천동 고분에서 파손되지 않고 완벽한 한 짝으로 출토된 거북장식 가야도기 1건을 비롯해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안에서 발견된 고려~조선 초기 불상 4구, 함경도 지역의 주요 요충지를 그린 조선 시대 지도(관북여지도)를 보물로 지정하였다.


보물 제2059호 ‘부산 복천동 11호분 출토 도기 거북장식 원통형 기대 및 단경호(釜山 福泉洞 十一號墳 出土 陶器 龜裝飾 圓筒形 器臺 및 短頸壺)’는 가야 시대 고분 중에서 도굴 당하지 않은 복천동 11호분의 석실 서남쪽에서 출토되어 출토지가 명확한 5세기 유물이다. 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도기(陶器)가 대부분 깨지거나 훼손된 사례가 많다는 사실에 비추어 이 도기는 한 쌍의 기대(器臺, 그릇받침)와 항아리가 완전한 모습으로 발굴되어 이 시대 도기의 제작수준을 확인하는 기준이 된다. 


보존 상태가 매우 우수하며, 당당한 모습에 거북이 토우 한 마리를 부착시킨 중앙 기대가 눈에 띄는 모양새다. 이처럼 삼국 시대 토우(土偶) 중 거북이 토우가 붙어있는 것은 이 도기가 유일하게 알려져 있다.



그릇받침과 항아리의 규모가 크고 형태가 조화롭고 안정적인 점, 높은 온도에서 구워 표면이 자연스럽게 시유(施釉)되어 견고하게 제작된 점, 11단으로 나누어 단계별로 다양한 종류의 투창(透窓, 구멍)을 뚫고 물결과 지그재그 등 가야도기에서 많이 쓰인 문양을 새겨 조형성이 우수한 점 등 여러 면에서 가야도기의 특징과 삼국 시대 토기가 도기로 넘어가는 기술적 성과를 엿볼 수 있다.



손상되지 않은 완전한 형태와 거북이의 조형성, 안정된 조형 감각과 세련된 문양 표현 등으로 볼 때, 가야시대의 대표적인 도기로 꼽을 수 있으므로 보물로 지정할 충분한 학술‧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



보물 제2060호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출토 금동불상 일괄(扶餘 無量寺 五層石塔 出土 金銅佛像 一括)’은 무량사 오층석탑에 봉안됐던 금동보살좌상(1구)과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3구)으로서, 1971년 8월 오층석탑 해체 수리 과정에서 2층과 1층 탑신에서 각각 발견되었다. 1구는 고려 시대의 금동보살좌상이며, 3구는 조선 초기의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이다.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은 아미타여래좌상과 관음보살좌상, 지장보살좌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2층 탑신(塔身)에서 발견된 금동보살좌상은 발견지가 분명한 고려 전기 보살상으로, 자료의 한계로 인해 지금까지 자료가 부족한 고려 전‧중기 불교조각사 규명에 크게 기여할 작품이다. 1층 탑신에서 발견된 아미타여래삼존상은 조선 초기의 뚜렷한 양식적 특징을 갖추고 있어 이 시기 탑내 불상 봉안(奉安) 신앙 및 불교조각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일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발견된 탑 봉안 아미타여래삼존상 중 구성과 도상이 가장 완전하고, 규모도 크며 상태도 양호하다.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출토 금동불상 일괄’은 조성 배경을 알려 줄만한 기록과 명문이 없으나 발견지가 분명한 불상들이라는 점,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조형적으로도 조각기법이 우수하다는 점, 당시 불교 신앙 형태의 일면을 밝혀준 준다는 점에서 역사‧학술‧예술적 의미가 크므로 보물 지정가치가 충분하다.

  보물 제2061호 ‘관북여지도(關北輿地圖)’는 조선 시대 관북(關北) 지방인 함경도 마을과 군사적 요충지를 총 13면에 걸쳐 그린 지도집으로, 지리적 내용과 표현방식 등으로 보아 1738년(영조 14년)~1753년(영조 31년) 사이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이 2007~2008년 옛지도 일괄공모를 거쳐 신청 작품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실시해 고려~조선 시대에 이르는 역대 지도 35점을 보물로 지정한 이후, 처음으로 국가지정문화재로서 가치를 평가받은 고지도이다.

 



  ‘관북여지도’는 1719년(숙종 45년) 함경도병마절도사를 역임한 이삼(李森, 1677~1735)의 지시로 제작된 함경도 지도집의 계보를 잇고 있는 작품으로, 1712년(숙종 38년) 조선과 청나라 정계(定界)를 계기로 함경도 지역 방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시대상황이 반영되어 있다. 각 지역마다 한양으로부터의 거리, 호구수(戶口數), 군사수(軍士數), 역원(驛院, 여관의 일종) 등 관련 정보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 지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봉수(烽燧) 사이의 연락 관계를 실선으로 직접 표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함경도 지도 뿐 아니라 기타 지방지도에서도 확인되지 않는 참신하고 새로운 방식이다. 아울러 봉수 간의 거리를 수치로 제시하여 이용자의 편의를 극대화하였다. 화사한 채색의 사용, 회화적으로 그려 실제감을 살린 지형(地形)의 모습, 강물 표현 등은 도화서(圖畵署) 화원의 솜씨로 봐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



 ‘관북여지도’는 현존하는 북방 군현지도(郡縣地圖) 중 정밀도와 완성도가 뛰어나고 보존상태도 매우 좋은 작품이다. 봉수(烽燧) 간의 거리 등을 상세하게 기록한 점, 봉화(烽火)의 신호법 등을 자세하게 표시했다는 점에서 조선 시대 지도 발달사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국내외 현존하는 약 8점의 관북여지도 중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들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부여 무량사 극락전 앞 오층석탑.JP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을 밤 밤은 가을의 상징처럼 다가오는 열매다. 가시 돋친 송이 속에 숨어 있다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고소하고도 은근한 단맛을 품은 알맹이가 드러난다. 구워 먹거나 삶아 먹을 때의 따뜻한 향은 오래된 풍경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의 밤은 특히 알이 크고 질이 좋아 ‘한국밤’이라 불린다.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전라도 순.
  2. 김정은·김여정, 中 전승절 행사서 서방 명품 착용 포착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가 스위스 명품 ..
  3. 고양국제박람회재단, 스타필드 고양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개최 재단법인 고양국제박람회재단은 스타필드 고양과 함께 7일까지 스타필드 고양 1층 고메스트리트 앞에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행사 기간 동안 고양시 화훼 농가들은 식물을 어울리는 화분에 심고 피규어나 도자기 픽 등을 곁들여 플랜테리어 활용에 적합하도록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다.이번 행사는 최근 M...
  4. 고양시, 서북부 광역시티투어 '끞' 12월까지 운행 고양특례시는 서북부 광역시티투어 '끞'을 이달부터 12월 7일까지 하반기 운행을 한다고 4일 밝혔다.'끞'은 경기도, 고양·파주·김포시, 경기관광공사가 함께하는 지역 여행 프로그램으로 3개 시의 앞 자음을 조합해 만든 명칭이다. 경기 서북부의 문화·예술·자연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25명 이상 단체 예약 때는 ...
  5. 김정은-시진핑 6년 만에 정상회담…북·중 관계 개선 신호탄 북-중 정상회담이 4일 6년 만에 열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번 만남은 경색됐던 북-중 관계 개선에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저녁 7시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북-중 양자 회담은 시...
  6. 백령도 서해 최북단에 자리한 백령도는 마치 흰 날개를 펼친 새처럼 바다 위에 유유히 떠 있는 섬이다. 두무진의 거대한 절벽은 수억 년 세월이 빚어낸 자연의 성채처럼 늘어서 있으며, 가까이 다가가면 ‘장군바위’, ‘코끼리바위’ 같은 바위들이 마치 살아 있는 듯 신비롭게 모습을 드러낸다.
  7. 포르투갈 리스본 명물 ‘푸니쿨라’ 선로 이탈…한국인 2명 사망·1명 중상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관광 전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외교부는 5일 “한국 시간으로 오늘 새벽 한국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상을 입은 여성 1명은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이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