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 거두기》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는 강화도에 사는 '함민복' 시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날 '함 시인'의 소설가 친구가 서울에서 찾아왔습니다.
두 사람은 고기를 잡기 위해 마을 어부들과 함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그물을 던지고 돌아왔습니다.
한참 뒤 다시 그물을 거두러 갈 채비를 하는데 어부들이 이러는 것 입니다.
“자, 우리 이제 실망 거두러 가자.”
시인은 속으로 생각 했습니다.
"실망? 어망의 한 종류인가?"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어부들이 바다에 나가 고생해서 그물을 쳤으니 그물을 거두러 갈 때에는
그물 가득 고기가 잡혔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항상 기대에 못 미칩니다.
그물을 거둘 때 기대와 달리 고기가 하나도 없다면 어부들은 실망하기 마련입니다.
어부들이 거두고자 한 "실망"은 바로 그것입니다.
기대하면 실망할지도 모르니까 아예 처음부터 텅 빈 그물인 실망을 거둔다고 생각하는 것 입니다.
괜히 부푼 기대를 했다가 마음이 상하게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어부들의 지혜였습니다.
어부들이 왜 "실망"을 거두러 가는 것일까?
오랫동안 바다에서 그물을 던지며 살아 왔지만 바닷속 상황을 훤히 다 들여다 보지는 못하기 때문일 것 입니다.
그들은 그저 고기가 많을 것이라 짐작한 곳에 그물을 쳤을 뿐이고,
실제 고기가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결과는 알지 못하지만 그물을 던지고,
거두는것이 없어도 실망하지 말고 또 던지자는 그들의 도전정신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강화도 어부와 마찬가지입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욕심을 비우는 어부들의 지혜가 필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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