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파보르스키
책 한권의 삽화를 마치고 나면
그림 중 하나의 모퉁이에
뜬금없이 개 한 마리를
그려 넣었다.
편집장은 그림을 보는
순간 그림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개를 지워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 파보르스키는
그와 언쟁을 벌이며
절대 개를 지울 수 없다고 버텼다.
두사람의 얼굴이 붉어질 때쯤 파보르스키는
은근 슬쩍 한발 물러서며
개를 지우겠다고 약속했다.
편집장은 자신이
승리했다고 여기며
다른 요구를 하지 않았다.
이것은 파보르스키의
협상 전략이었다.
만약 파보르스키가
자신의 작품에 손을 대려는 편집장을 겨냥해
개 한 마리를 그려 넣지 않았다면...
그의 작품은 아마도
편집장의 구미에 맞게
변질됐을 것이다.
그의 작전에 의해 그의
작품은 그가 구상했던 모습 그대로 출판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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