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고령화의 늪에 빠진 한국 제조업… 미국보다 11배 빨리 늙어가
  • 추현욱 사회2부 기자
  • 등록 2021-08-23 19:30:39

기사수정
  • - ’11~’20년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 韓 3.3세↑ vs. 美 0.3세↑, 日 1.2세↑


최근 10년간 한국의 제조업 인력이 주요 제조 강국인 미국, 일본보다 빠르게 늙어가면서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의 성장잠재력이 급격하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 원장 권태신)이 지난 10년간(2010~2020)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제조업 근로자의 비중이 201015.7%에서 202030.1%14.4%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30대 비중은 35.1%에서 27.8%7.3%p 감소하여 가장 크게 줄었고, 이어서 청년층(15~29) 비중은 21.6%에서 15.2%6.4%p 줄었으며, 40대 비중은 27.7%에서 26.9%0.8%p 감소했다. 한경연은 최근 10년간 50대 이상 제조업 고령인력 비중이 약 2배 증가한 데 비해, 미래의 성장 동력인 청장년층 근로자 비중은 전부 줄어들어 제조업 인력의 노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제조업 강국인 미국, 일본과 견주어 보면, 한국의 제조업 고령화 속도는 훨씬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201139.2세에서 202042.5세로 3.3세 오른 반면, 일본은 41.6세에서 42.8세로 1.2세 증가했고 미국은 44.1세에서 44.4세로 0.3세 오른 것에 그쳤다


2011~2020년 증가율을 보면,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연평균 0.90% 올라, 미국(연평균 0.08%)보다 11.3, 일본(연평균 0.32%)보다 2.8배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6년부터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44.9)은 미국(44.6)과 일본(43.6) 모두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연은 제조업 고령화의 원인으로 저출산에 따른 인구 고령화의 영향도 있지만 각종 기업 규제, 그 중에서도 엄격한 노동규제로 인해 기존 정규직은 과보호되고 제조업의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어 청장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업 일자리는 2010~2015년 사이 59.7만명 늘었는데 비해, 2015~20207.1만명 증가하는데 그쳐 최근 5년간 제조업 고용이 크게 위축되었음을 보여준다.


지난 10년간 제조업 근로자의 연령대별 임금 추이를 보면, 50대 이상 고령층의 임금 증가속도가 청장년층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이상 근로자의 월평균임금은 2010260.7만원에서 2020409.6만원으로 연평균 4.6% 증가했다


한편, 같은 기간 청년층(15~29)은 연평균 3.6%, 40대는 연평균 3.3%, 30대는 연평균 2.5% 늘어나 고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 증가속도가 낮았다. 한경연은 산업인력의 고령화로 노동생산성은 저하2)되는 반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어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활력이 급속히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경연은 고령층의 임금이 청장년층보다 빠르게 오르는 데에는 생산성과 관계없이 근속연령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호봉급 체계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기준 100인 이상 사업장 가운데 호봉급을 도입한 곳은 절반 이상(54.9%)에 달했다. 이는 임금 결정시 직무의 중요도난이도 등 직무가치를 주로 반영하는 직무급(35.9%)이나 자격 취득, 훈련 이수 등 숙련의 향상정도 등을 고려하는 직능급(27.1%) 도입 비율보다 높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경제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해 온 제조업의 고령화는 성장동력 약화에 따른 산업 및 국가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고 세대 간 소득양극화 및 청년 빈곤을 심화시킬 것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직무가치생산성을 반영한 임금체계로의 개편, 노동유연성 제고, 규제 완화 등으로 민간의 고용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교육훈련 강화로 노동의 질적 향상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 제일장례예식장, ‘지목 전(田)’에 수년간 불법 아스팔트… 제천시는 뒤늦은 원상복구 명령 충북 제천시 천남동에 있는 제일 장례예식장이 지목이 ‘전(田)’인 토지에 십수 년 동안 무단으로 아스팔트 포장하고 주차장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명백한 불법 행위가 십수 년 동안 방치된 가운데, 제천시는 최근에서야 현장 확인 후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문제의 부지(천남동 471-31 등)는 농지 지목인 ‘전’으로, ...
  2. "스타필드 빌리지" 파주 운정신도시에 첫선...서울 서래마을 인기 베이커리 카페 ‘아티장베이커스’ 개점 [뉴스21 통신=추현욱 ] 스타필드 빌리지가 파주 운정신도시에 첫선을 보였다.3일 가오픈한 운정점 내부는 파주 시민들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아이를 둔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만큼 유모차를 끌고 방문한 고객이 대다수였다. 반려견과 찾은 고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실제 운정점은 기존 스타필드와 달리 아이 .
  3. 강동구 복지단체 - 취임식과 송년회를 성황리에 마치다 지난 12월1일(월) 강동융복합복지네트워크 [김근희총회장 취임식 및 송년회]가 만나하우스에서 성황리에 치루어졌다. 식전행사로 김희옥(전.송파구립합창단원)의 ‘님이오시는지. 에델바이스’와 최주희가수의 ‘백년살이’ 열창에 이어 손재용 수석부회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된 이 날 행사엔 강동구 이수희구청장. 조동탁구...
  4. [단독]"6년간 23억 벌었는데 통장은 '텅텅'?"... 쇠소깍협동조합의 수상한 회계 미스터리 [제주 서귀포=서민철 기자] 제주 서귀포시의 명소인 쇠소깍 수상 레저 사업이 수십억 원대 '수익금 불투명 집행 의혹'에 휩싸였다. 2018년 행정 당국의 중재로 마을회와 개인사업자가 결합한 '하효쇠소깍협동조합'이 매년 막대한 수익을 내고도, 회계 장부상 돈이 쌓이지 않는 기형적인 운영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 23억 ...
  5. 삼동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취약계층 김장김치 지원 ▲사진제공:울주군청 울주군 삼동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한상준, 박두진)가 5일 지역 내 취약계층 가구 70세대에 김장김치를 전달했다.이날 협의체 위원들은 지난 8월에 직접 심어 수확한 배추로 김장김치를 담갔다. 이어 대상 세대를 방문해 김장김치를 전달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했다.한상준 위원장은 “이번 사업이 물가 ...
  6. 울주군보건소, 정신재활시설 좋은친구들 그림책 전시회 개최 ▲사진제공:울주군청 울주군보건소가 지역 정신재활시설인 ‘좋은친구들’이 5일 남구 민간 전시공간에서 정신장애인이 만든 그림책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좋은친구들은 울주군보건소의 지원을 받아 정신장애인의 사회적응력 향상과 창의적 여가활동을 위한 ‘In My Book:마음 엮어 책한권(그림책 창작 프로그램)’을 운.
  7. S-OIL, 온산읍 취약계층 지원금 5천만원 전달 ▲사진제공:울주군청 S-OIL 울산공장이 5일 울주군 온산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이준호 온산읍장, 박성훈 S-OIL 상무, 박광철 온산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양호영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온산읍 취약계층 지원금 5천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지원금은 온산읍 내 복지위기가구 및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