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3·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최대 변수로 떠오른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불출마를 압박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김영선 의원은 오늘(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과 국민의 촉망을 받는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헌신과 겸허한 마음으로 백의종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 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와 철학을 세심하게 살피시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여야 한다”며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국민에 대한 충성,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대한 헌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정치는 상식 수준에서 해야 된다”며 “내가 곧 출마할 것 같으면 자리를 받지 말았어야 되고, 자리를 받았으면 충실히 해야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출산·고령화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일을 맡은 이상, 대통령이 또 기대하는 것이 있을 것이니 정말 제대로 일해 보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를 나가야겠다면 부위원장을 빨리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출마하고 싶은 유혹은 순간의 지지율 때문에 그런 것인데 지지율은 신기루 같은 것”이라며 “당원들이 등 돌리는 건 삽시간이다. 당원들이 왜 지지를 하는지를 한번 생각을 해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그젯밤과 어제, 이틀 연속으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비난을 또 쏟아냈다."대통령과 전혀 조율되지 않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분명히 선을 그었는데도, 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주장을 반복했다"는 얘기도 했다.
"저출산 위원회는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다"면서 "장관급 고위공직자가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했다. "고위 공직을 당대표 선거를 위한 도구로 활용했다"면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처사"라는 주장도 했다.
대통령실의 이런 강경한 비난은, 나경원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뒤 나왔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은 이해한다"면서도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며 "더 치열한 논쟁을 거쳐야 한다"고 썼다. 지난주 저출산 대책으로 내놓은 연간 12조 원 규모의 대출탕감 아이디어를 접을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 대표 선거 출마 결심을 앞두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어제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지지자들이 나서서, 대통령실을 비판하고, 나 전 의원의 출마를 촉구했다.
당초 오늘로 예정됐던 나 전 의원의 제주도당 당원 대상 특강도, 어제 오후 갑자기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