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21통신/권혁진기자) = "안녕하세요. 그래 학교 잘 다녀와."
울산 북구 강동초등학교와 강동고등학교 등굣길에서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며 교통지도를 하고 있는 이가 있다.
이 곳에서 4년째 북구시니어클럽 일자리사업으로 아이들의 등굣길 교통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강찬순(72) 할머니. 강 할머니는 아이나 어른이나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넨다. 할머니 덕분에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한다는 이들도 많다.
11월 초 어느 아침, 울산 북구 강동초등학교와 강동고등학교 등굣길에서 교통안전 지도를 하고 있는 강찬순 할머니를 만났다.
8시가 조금 넘어서자 점점 등교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노란색 깃발을 들고 횡단보도 앞에 선 강 할머니는 아이들이 올 때 마다 고개 숙여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아이들은 할머니의 인사에 반갑게 '안녕하세요'로 답했고, 할머니보다 먼저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인사에 할머니는 하나도 빠지지 않고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오늘은 왜 형이랑 같이 학교에 안 가니? 형은 어디 갔니?"
매일 아침 학생들을 만나다 보니 눈에 익숙한 아이들도 많다. 할머니는 다정하게 아이들의 안부도 물었다.
이날 등굣길에서 만난 강동초등학교 6학년 구비주 양은 "처음에는 먼저 인사하시는 할머니가 신기하고 또 어색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매일 아침 인사를 먼저 해 주시니까 기분이 좋다. 학교 친구들도 매일 인사를 하는 할머니 덕분에 하루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고 했다.
강 할머니가 먼저 인사하기를 실천하면서 이제는 이 곳 등굣길에서 '안녕하세요' 인사가 어색하지 않게 됐다. 할머니 덕분에 아이들도 많이 바뀐 듯 했다.
"아이들이 다 착해요. 내가 하는 인사를 가볍게 여기지 않잖아요. 웃으며 인사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럽습니까?“
8시 40분이 지나자 등교하는 아이들은 뜸해졌다. 저학년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가는 엄마들이 할머니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한 학부모는 인근 카페에서 음료수를 사들고 나와 할머니에게 건네기도 했다.
"아들을 셋 둔 엄마인데, 벌써 3년이 넘게 보고 있으니 친근하게 느껴진다. 가끔 이렇게 음료수를 들고 와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내가 더 고마운 게 많은데 늘 받는 것만 같다"며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강 할머니는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친구의 권유로 일자리사업에 참여해 등굣길 교통지도를 시작했고, 덕분에 힘든 시기를 잘 버텨 낼 수 있었다며 오히려 자신이 얻은 게 많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안녕'이 아닌 '안녕하세요'로 인사하는 이유를 물었다.
"어른이라도 아이들을 존중해야죠. 그래야 이 아이들도 자라서 누군가를 존중하게 될거 아닙니까. 어른이라고 먼저 인사하기를 기다리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강 할머니는 이 같은 활동으로 올해 강동동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사회와 이웃에 헌신한 노인에게 주어지는 선배시민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저 혼자 잘 했다고 상을 주신건 아닐 겁니다. 아침마다 교통안전 지도를 해 주시는 다른 참여자 분들도 함께 인사하고 노력해 주신 덕분에 안전한 등굣길이 되는 게 아닐까 합니다.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 그리고 아침마다 늘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는 아이들과 학부모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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