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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조차 없는 강남시티투어 '트롤리버스'..외국인 관광객 이용률 '뚝'
  • 박명희
  • 등록 2016-02-22 10: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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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이요? 많을 때에 하루 20명쯤 될까요. 전혀 없는 날도 많고…” 

‘강남 트롤리버스(trolleybus)’ 기사 오모(52)씨는 “구경할 거리가 마땅치 않아 외국인 관광객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했다.  

지난 2013년 12월 강남구가 내·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운행을 시작한 ‘강남 트롤리버스’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운행 구간이 강남구 일대로 한정돼 있는 데다 볼거리도 시원치 않은 탓에 트롤리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21일 강남구 등에 따르면 2014년도 이용객 6만명을 목표로 운행을 시작한 강남 트롤리버스의 실제 이용객은 채 1만명도 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도입 첫해 노선당 하루 12차례이던 운행 횟수는 현재 7차례로 줄었다. 애초 취지인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노선 변경 등 제도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주말 오후 서울 압구정 강남관광정보센터 맞은 편 트롤리버스 정류장 앞. 모든 코스를 돌아보는 ‘블루·핑크 원스톱’ 이용권을 구입한 뒤 트롤리버스에 올랐다. 트롤리버스는 블루·핑크라인 두 노선으로 나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총 15개 정류소를 운행하고 있다. 탑승 후 ‘한류스타의 거리’가 있는 청담동패션거리·봉은사·코엑스를 거쳐 다시 관광정보센터로 돌아오는 50여분 동안 외국인 관광객은커녕 국내 승객도 1명 밖엔 없었다. 오씨는 “막차 시간인 만큼 두 사람이 버스에 탄 첫 손님이자 마지막 손님일 것”이라고 말했다.


40여분 간 핑크라인 노선도 이용해 봤지만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남 장성에서 왔다는 임모(54)씨는 “종일권을 사 직접 타 보니 코스도 짧고 딱히 볼거리도 없다”며 아쉬워했다. 봉은사나 한류스타의 거리를 지날 때 4개 국어(한국·일본·중국·영어)로 정류장 안내 방송만 나올 뿐 관광 명소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었다. 도입 초기에는 강남구청에서 관광 안내 가이드를 고용해 안내를 하기도 했지만 여행사로 운영권을 넘긴 뒤로는 지원을 끊었다. 오씨는 “외국인 관광객이 간혹 질문을 해오는데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난감할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강남구청 측은 2013년 12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문화 도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겠다’며 트롤리버스를 도입했다. 사업 시행 초기 선정한 운영업체에 매월 1000만원씩 지원, 운영권 이양 전까지 2억 2000만원의 구 예산이 들어갔다.  

그러나 계속된 경영난에 지난해 4월 트롤리버스 운영권을 서울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하는 허니문여행사 측에 넘겼다. 강남구 관계자는 “시행 3년이 채 안 된 만큼 시행착오를 겪어나가는 과정”이라며 “전망대 등 여러 명소가 들어서면 볼거리들도 점차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는 트롤리버스 활성화를 위해 시티투어 강남북 노선을 연결하는 방안 등을 서울시에 요청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북 노선 연결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갖고 있었지만 그간 강북·강남 노선의 운영업체가 달라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어려웠다”며 “이젠 강남구 순환 노선을 맡던 허니문여행사가 강북 노선까지 맡게 돼 협의가 수월해졌기 때문에 조만간 노선 연결 및 강남 노선 확충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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