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떠오르자, 밤새 오징어잡이에 나섰던 배들이 항구로 속속 들어오고, 상인들이 모여든다.
최고 낙찰가에도 선장의 표정은 어둡다.
오징어 어획량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울릉도를 비롯한 우리나라 동해안의 오징어 어획량은 2010년대 들어 급격히 줄었는데, 올해는 더 심각하다.
올해 1분기 강원과 경북 지역의 오징어 위판량은 약 700톤으로, 5년 전 9천여 톤보다 93%가량 줄었다.
원인은 기후변화에 따른 바닷물 온도 상승이다.
따뜻한 해류와 차가운 해류가 섞이는 곳에 오징어 어장이 발달하는데 동해 수온이 오르면서 어장이 북한 쪽으로 올라가 버렸다.
바다 표면의 온도가 25도 이상인 고수온 관측일은 동해에서 지난 60년간 30배 증가했다.
어종들의 먹이 생태계 역시 크게 바뀌고 있다.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지만, 기후변화를 막지 못하는 한 뾰족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