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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사건, 대법원 속도전에... 민주당, "정치적 고려 의심"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4-23 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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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사위, 29일 현안질의 추진키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심리를 빠르게 진행하자 민주당은 속도전에 제동을 걸며 "공정한 재판을 촉구한다"며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6·3 대선 전에 무죄 확정 판결을 내릴 게 아니라면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는 취지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법원이 대선 전 처리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법리에 기반한 신속하고 독립적인 판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23일 대법원의 속도전이 이례적이라며 정치적 배경을 의심하고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처음부터 전원합의체 회부를 염두에 두고 소부 심리를 형식적으로 지나친 것은 그간 목격하지 못한 관행"이라며 "대법원은 국민의 주권행사가 임박한 시점, 즉 현직 대통령 파면에 의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원칙을 앞세워 또 다른 변침을 시도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유력 대통령 후보자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국민은 법리적 측면보다는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결정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법원이 국민의 참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대법원은 헌법 정신을 지켜라.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고 대법원을 노골적으로 겨냥했다.


실제 이 전 대표 사건은 이례적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날 사건을 회부하자마자 심리에 착수했고, 이튿날에도 심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전원합의체가 이틀 간격으로 사건을 심리하는 건 드문 일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조희대 대법원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상고심은 3개월 이내에 끝낸다는 규정을 지키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상고심에서도 무죄가 유지된 만큼 이에 반하는 유죄 취지의 결론이 나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펼쳤다. "재판기간 내 선고라는 절차에 매몰돼 실체적 진실을 외면하는 주객전도 판결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취재진을 만나 "주심 배정과 전원합의체 회부, 기일 심리가 하루 동안 진행됐다"며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하나하나 입증된 항소심 결과에 따라 상고심도 법 원칙을 고려해 기각 결론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원합의체 판결은 대한민국 미래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사법적 중립성과 공정성 차원에서도 늦었지만 최선을 다해 빨리 판결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른바 '6·3·3 원칙'을 적용해 신속하게 재판이 마무리돼야 했지만, 재판부가 1, 2심에만 2년 6개월을 끌면서 법적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후보가 법원 송달 미수령, 재판 불출석, 기일 변경 신청, 위헌법률 심판 제청 등 각종 꼼수를 부려도 재판이 지연되며 법원이 논란을 자초했다"며 "이 후보 역시 '법꾸라지' 행보를 멈추고 성실히 재판에 임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 임기 내내 형사 재판 중단 여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한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라도 대선 전 최종 판결이 나와야 한다는 논리를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선거에서의 허위사실 유포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이제 국민적 혼란과 갈등을 끝내고 정치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부를 향해선 "오직 법리에 기반한 신속하고 독립적 판결로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는 진리이자 신념을 국민 앞에 증명해달라"고 촉구했다.

법사위는 오는 29일 이 전 대표 사건과 관련해 현안질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취재진을 만나 "법원행정처장 의견을 한번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원내 관계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등과 맞물려 이 전 대표 사건에 대한 재판부가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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