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단독-1편]군산농협, A건설에 불법대출...‘타기관 감정평가서’ 무단 전용 의혹
  • 임호정 전북취재본부
  • 등록 2025-06-13 14:58:54
  • 수정 2025-06-19 12:24:41

기사수정
  • “감정평가서 전산 취소 알고도 대출”...농협 제규정 정면 위반 정황
  • 농협 제규정상 ‘타기관 감정서 활용 불가"... 군산농협, 정면 위반


▲ 군산농협 간판사진



[전북특별자치도 취재팀] 중견 건설사인 A건설이 군산농협으로부터 38억원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외부 감정평가서가 무단으로 전용되었고, 감정평가서 전산 등록 취소 사실을 인지한 채 대출을 실행한 정황이 드러났다.


핵심 쟁점은 군산농협이 대출 실행 시 활용한 외부 감정평가서가 당초 군산에 있는 B원협이 의뢰한 평가서였고, 대출과는 무관한 감정서였다는 점이다. 더욱이 해당 감정서의 전산 등록이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용해 대출을 실행했다는 점에서 농협중앙회의 여신업무 처리규정 위반 소지가 제기된다.


감정료는 채무자가 부담’... 대출과 무관한 감정서로 실행


이번 건의 중심에는 감정평가서의 부적절한 사용이 있다. 원래 해당 감정평가서는 B원협이 감정원에 의뢰하여 작성한 것으로, 평가 수수료는 채무자인 A건설이 직접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B원협은 이후 대출을 취급하지 않았고, 해당 감정서의 전산 등록을 스스로 취소했다.


문제는 이 감정서가 대출 주체인 군산농협에 의해 대출 실행 시 그대로 활용되었다는 점이다. 군산농협은 이 감정서가 이미 등록 취소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 실행 이후 동일한 감정기관에 재의뢰를 진행하여 전산에 감정서를 다시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감정서 등록 시기와 대출 실행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 모순으로, 감정평가서의 소급 적용 내지 사후 정당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농협 제규정상 타기관 감정서 활용 불가’... 군산농협, 정면 위반


농협중앙회의 여신업무처리규정에 따르면, 외부 감정평가서를 대출 실행에 활용하려면 반드시 해당 대출 건을 위해 별도로 의뢰된 감정서여야 하며, 평가 수수료 또한 조합(농협) 측이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에서 군산농협은 대출과 직접 관계없는 타 기관의 감정서를 전산 등록 취소된 상태에서 그대로 활용한 셈이다. 이는 명백히 여신심사 규정을 위반한 사례로 평가되며, 감정서 위조 내지 부적절 사용에 따른 형사적 책임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금융관계자 C씨는 만약 당시 대출 서류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정기 또는 특별 감사가 있었다면, 대출 시점과 외부 감정서의 전산등록 시점이 불일치하는 점을 통해 위반 여부를 명확히 포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감사 지연에 따른 관리, 감독 실패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방 농협 간 이중관계나 비공식적 감정서 공유 관행은 금융거래의 신뢰를 훼손하고 여신 건전성을 무너뜨리는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출 규정 명확히 위반”... 철저한 감사 및 처벌 요구 커져


전문가들은 해당 사례를 두고 감정평가서가 소급 적용되거나 사후 등록된 정황이 확인될 경우, 이는 여신제도 전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규정 위반이라며 관련 담당자의 감정서 위변조, 사문서 부정 사용, 대출 사기 연루 가능성 등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농협 내부 감사, 농협중앙회, 금융감독원 모두 이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한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미 조합원과 지역사회에서는 해당 대출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불신이 팽배해진 상황이다.


A건설에 대한 이번 대출 건은 단순한 절차상의 실수로 보기 어렵다. 타기관 감정서를 불법적으로 활용하고, 전산 등록이 취소된 상태에서 대출을 실행한 구조는 농협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이러한 문제를 방치할 경우, 지역 금융기관 전반의 신뢰성 저하는 물론, 조합원의 자산을 담보로 한 부실대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군산농협과 농협중앙회는 해당 사안에 대해 전면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관련자에 대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야 할 것이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르포>어둠의 시대, 동네에서 발견한 '참된 교회' [뉴스21 통신=홍판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는 여전히 냉소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회다운 교회'를 찾기 어렵다는 말도 흔하다. 그러나 기자가 살고 있는 의왕시에서,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지역을 밝히는 공동체를 만났다.예배당 없이 학교 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리는 의왕우리교회(담임목사 온기섭)가 바로 그곳이다. 의왕우리.
  2. 공무원 사칭 사기 기승… 제천·단양서 연이어 발생 “각별한 주의 필요” 최근 충북 지역에서 공무원 사칭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영업자와 납품업체들의 주위가 요구되고 있다.최근에는 제천시에 이어 단양군에서도 군청 재무과로 속인 전화금융사기가 실제로 시도됐다.단양군의 한 환경업체 직원 A 씨는 지난 12일, 모르는 번호로부터 부재중 전화를 받은 뒤 다시 연락했다. 상대방은 자신을 “재무과 직...
  3.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ㅂㄴ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반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는 11월 12일(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반구1동의 대표 명소와 전통시장을 체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인애어린이집, 파랑새생태유치원, 햇살지역아동센터, 나토얀태권도...
  4. 제천시, 지방도 포장공사, 공사 후에도 ‘비포장 수준’…부실시공 논란 충북 제천시 명지동 245-5번지, 662-5번지 일원 지방도 5호선 합류로 구간이 최근 진행된 포장 공사 후에도 도로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한 상태를 보이며 운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취재진이 확인한 현장 사진에서는 포장 장비와 덤프트럭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공사가 끝난 구간은 새로 포장된 도로라고 보기 어려울 정...
  5. 이재명 대통령, “국가 전체 위한 피해 입은 경기 북부, 문제 신속 처리하겠다” [뉴스21 통신=추현욱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북부에 집중된 미군 반환 공여지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해당 지자체들은 숙원 사업이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일부는 더 파격적인 지원책이 제시되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이 대대통령은 지난 14일 경기 파주시에서 ‘경기 북부의 마음을 듣..
  6. 파주시 단수 이틀여만에 해소…16일 오전 전역 수돗물 공급 재개 파주시청 전경. 파주시 제공지난 14일 시작된 파주지역 단수가 이틀여가 지난 16일 오전 정상화됐다.파주시는 광역상수도관 누수 사고로 교하동, 운정동, 야당동, 상지석동, 금촌동, 조리읍 등지에서 이어졌던 대규모 단수가 16일 오전 11시를 기해 모두 해소됐다고 밝혔다.시는 관로 압력 변화로 일부 지역에서 일시적 탁수 현상이 발생할 가..
  7. ‘참좋은세상 무료급식소’에서 따뜻한 마음이 담긴 11월 배식봉사 활동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울산서부라이온스울산서부라이온스클럽은 11월 13일(목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남구 봉월로38번길 15에 위치한 ‘참좋은세상 무료급식소’에서 따뜻한 마음이 담긴 11월 배식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봉사에는 김두경 회장님을 비롯해 정상훈 3부회장님, 고문님, 자문님, 그리고 여.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