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아파트 공사 현장이다.
지난 1월 착공 예정이었는데 그냥 비어있다.
시공사인 신동아건설의 부도로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거다.
이렇게 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 건설사가 올해에만 10곳이 넘는다.
신동아건설 한 곳만 따져봤더니, 관리하는 사업장이 44곳, 협력 중인 하도급업체는 250곳이다.
계약 금액만 4700억 원에 달한다.
시공사가 무너져 공사 현장이 멈추면 하도급업체부터 노동자들까지 줄줄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아파트 마루 시공일을 하는 서종근 씨도 올해 벌써 넉 달을 쉬었다.
최근 한 달을 겨우 일했는데 임금 3분의 1은 받지도 못했다.
따져 물을 수도 없다.
건설 현장에 흙을 나르는 이 15톤 덤프트럭은 이달 하루 빼고 차고지를 지키고 있다.
차 할부금에 보험까지 한 달에 160만원 가량이 드는데 일당을 받아 기름값을 내고 나면 요즘 마이너스다.
다른 일용직 일자리라도 구하자니 언제 일이 들어올지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5월 이후 13개월째 줄어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를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올 4월까지 주택 인허가와 착공 물량 모두 줄었는데 당분간은 일자리가 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건설투자 성장률은 -6.1%.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