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자연과 시간이 빚어낸 고즈넉한 정원, 담양 ‘명옥헌 원림’
  • 김민수
  • 등록 2025-06-18 10:45:08

기사수정
  • 조선 선비정신 담은 전통 별서정원… 여름철 배롱나무꽃 ‘절정’


▲ 사진=담양군

담양군 고서면에 위치한 ‘명옥헌 원림’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자연관과 사유의 공간이 고스란히 담긴 전통 별서정원이다. 




최근 들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즐기기 위한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담양을 대표하는 정원문화 자산 중 하나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명옥헌 원림은 조선 중기 문신 오희도 선생의 아들 오이정 선생이 부친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별서다. 




정자 이름인 ‘명옥헌(鳴玉軒)’은 정자 뒤로 흐르는 샘물 소리가 옥구슬이 부딪치는 듯 맑고 고왔던 데서 유래했으며, 당대 대학자 우암 송시열이 직접 지은 이름으로 전해진다. 




정자와 정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공간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사색과 학문에 몰두했던 선비정신을 느낄 수 있는 철학적 공간이다. 




명옥헌으로 향하는 길은 차량 진입이 제한돼 있어 주차장에서 약 700m 정도를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자갈길과 흙길을 따라 마을을 지나며 시골의 소박한 풍경과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길은, 이 정원이 가진 ‘느림의 미학’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해 준다. 




정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정자 앞에 위치한 두 개의 연못이다. 




이는 조선 전통 정원양식 중 하나인 ‘방지원도(方地圓島)’ 구조로, 사각형 연못 안에 둥근 섬을 배치해 자연의 이치를 형상화한 형태다. 




연못 주변으로는 수령 100년이 넘는 배롱나무(목백일홍)와 소나무들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풍경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여름철이면 붉게 물든 배롱나무꽃이 연못 수면 위로 흩날려 정원의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룬다. 




‘백일 동안 꽃을 피운다’는 의미를 가진 배롱나무는 선비의 끈기와 절개를 상징하는 나무로, 조용히 꽃을 바라보며 잠시 사색에 잠기기에 더없이 좋은 풍경을 선사한다. 




‘명옥헌’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사방이 트인 구조로 되어 있어, 마루에 앉으면 고요한 숲과 연못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공을 최소화한 정원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인간 중심이 아닌 ‘자연 중심’의 정원미를 보여준다. 




담양군 관계자는 “명옥헌 원림은 조선 선비들의 삶과 정신을 간직한 역사문화 자원으로, 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 속에서 쉼과 사색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장소”라며, “특히 배롱나무꽃이 만개하는 여름철에는 담양의 또 다른 매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김문근 단양군수, SNS 밴드 홍보 활동 ‘선거법 위반’ 고발당해 충북 단양군의 김문근 군수가 지역 주민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단양군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고발됐다.  고발인 A 씨는 최근 단양군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김 군수가 수천 명의 주민이 가입한 SNS 밴드 ‘단양의힘 김문근’에서 자신의 실적과 업적을 반복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2. “추석 인사인가, 선거운동인가”…제천·단양 자치단체장 현수막 도 넘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충북 제천시와 단양군이 곳곳에 내건 현수막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명절 인사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실제로는 시장과 군수 개인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사전 선거운동용 홍보물이라는 비판이 거세다.제천시청 앞과 각 동 행정복지센터 게시대에는 김창규 제천시장의 이름이 크게 박힌 현수막이 걸렸다....
  3. 안보 대재앙…野 "국민 59%가 등 돌린 방첩사 해체, 누구를 위한 국가 자해인가“ [국회=서민철 기자] 이재명 정부가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를 사실상 공중 분해하는 초유의 조치에 돌입하자, 대한민국 안보의 최전선을 지켜온 예비역들과 정치권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30일 국회에서 '방첩사 해체, 간첩은 누가 잡나?'를 주제로 긴급 정책 토론회를 열고, 이번 조치가 국민 여론과 안보 ...
  4. 공포정치의 서막,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는가 【정치=뉴스21통신】 홍판곤기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구속됐다. 법원은 영장을 발부했고, 검찰은 수사를 진행했으며, 절차는 적법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민이 목격한 것은 법의 공정한 집행이 아니라 권력의 속도전이었다. 여당은 압도적 의석수로 정부조직법을 단독 처리했고, 야당은 항의 속에 전원 퇴장했다. 이튿날 국무회의.
  5. 김영환 충북지사, 제천 한방엑스포 방문… “도민과 함께하는 행보”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추석 연휴를 맞아 제천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 현장을 찾았다.행사 측은 김 지사를 위해 VIP 전용 주차장을 마련했지만, 그는 이를 이용하지 않고 부인과 함께 일반 관람객 주차장을 선택했다. 이후 행사장까지 도보로 이동하며 시민들과 같은 동선을 공유했다.김 지사의 이번 행보는 ‘...
  6. 10월1일, 경기버스 파업시 파주시 비상 수송 대책안(파주시 홈페이지) [뉴스21 통신=추현욱 ]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는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사 간 협상을 진행 중이며, 30일 조정회의에서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내달 1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한편 파주시는 다음 달 25일 첫차부터 마을버스 요금을 200원 인상한다고 30일 밝혔다.이번 요금 인상은 지난 2019년 요금 인상 이후 6년 만에 시...
  7. 이재명 대통령 부부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여야, “정치 홍보냐” vs “정쟁 자제하라” 공방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면서 정치권이 다시 격렬한 공방에 휩싸였다.JTBC는 6일 오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냉장고를 부탁해’ 42회 예고편을 공개했다. 예고편에서 MC 김성주는 “오늘의 특급 게스트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라고 소개했고, 이 대통령...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