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세대 규모의 청년안심주택 공사 현장.
기계는 멈춰 있고, 오가는 사람도 전혀 없다.
시공사가 자금을 제때 조달하지 못해 공사는 1년째 멈춘 상태다.
오는 12월 준공 예정이었는데 언제 입주할지 기약할 수도 없다.
현재 예정된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40% 가까이 감소한 2만 8천여 가구, 내후년에는 8천여 가구로 더 줄어든다.
내년 공급 물량도 뜯어보면 10가구 중 3가구는 신혼부부나 1인 가구를 위한 청년안심주택, 사실상 내년부터 공급 절벽이 우려된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 공급 대부분을 의존하는 정비사업마저 지지부진하다는 거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가 있는 한 정비구역이다.
지난해 조합이 설립돼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합은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달 1차 입찰을 진행했지만, 건설사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약 200가구로 사업 규모가 작아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다.
결국 입찰보증금을 절반으로 낮춰 재공고를 냈다.
공사비가 급등한 데다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건설사들이 이른바 '알짜 사업'에만 뛰어들기 때문이다.
서울과 달리 지방 아파트값은 대부분 여전히 하락세.
수요가 몰리는 서울의 공급이 줄면서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불안 심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